경남교육감 선거 막판 네거티브 '얼룩'…미투 진실공방 가열

입력 2018-06-07 18:04
경남교육감 선거 막판 네거티브 '얼룩'…미투 진실공방 가열

6·13 지방선거 전 진위 파악 불가…고소·고발 후유증 예상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6·13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선거가 막판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



전 창녕제일고 교장 이효환 후보의 아내는 7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를 재차 주장했다.

이 후보가 지난 5일 "현 교육감인 박종훈 후보가 교육위원이던 2007년 2월 본인 사무실에서 당시 도교육청에 근무하던 제 아내를 성추행했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회견이다.

이 후보 아내는 "남편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고 사표를 냈고 저는 이달 퇴직이어서 말할 수 있다. 박 후보는 양심이 있다면 (재선) 도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중도 성향 다른 후보와 시민단체도 박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전 창원대 총장 박성호 후보와 전 진주교대 총장 김선유 후보는 "박 후보는 실상을 밝히고 만약 사실이라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주바른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박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와 그 부인이 주장하는 그런 일은 결단코 없었다"며 "허무맹랑한 소설을 만들어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 후보는 "투표일을 일주일 앞두고 지지율 최하위 후보가 1위 후보를 상대로 흑색선전하는 목적은 뻔하다. 앞으로 이 씨를 경쟁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TV토론회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성추행 사건을 인지했다고 주장한 날로부터 한 달 뒤 교육감에게 보낸 사과문 형식의 글을 공개하며 이 후보 측 주장이 신빙성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앞서 2016년 2월 전보 인사에 대한 불만을 품고 교육감실을 찾아가 항의한 당일 아내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3월 9일 자로 작성된 해당 글에는 "교육감님의 인사 전보에 대한 깊은 뜻을 모르고 언성을 높인 부분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며 부끄럽다"며 "집사람까지 동원돼 시끄럽게 한 것도 사과드린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 후보 측은 "당시 교육청 관계자가 '큰 소리(소동)가 났으니 교육감 체면을 세워주자'고 했고, 추가 불이익을 우려해 불러주는 대로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측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사건 발생 시점이 11년 전으로 지목된 상황이어서 결국 진위는 수사기관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 후보 아내가 박 후보를 지난 5일 경찰에 고소한 사건의 경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7년)가 만료된 상황이어서 진위 파악에 앞서 종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 여부에 대한 고발 사건을 맡은 검찰로서는 성추행 의혹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시간상 선거 전에는 진위 파악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자체가 오래전에 발생했기 때문에 진위를 가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선거 전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불과 6일 남은 경남교육감 선거가 정책은 뒤로 한 채 네거티브 공방만 가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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