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전자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단순비교는 부적합"

입력 2018-06-07 15:18
수정 2018-06-07 18:10
"일반-전자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단순비교는 부적합"



정부 "법 개정되면 담배 제품별 유해성분 공개"

식약처 유해성 분석 결과와 정부 향후 계획 문답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정부는 7일 담배 제조·수입업자가 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정보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품목별로 유해성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 결과 등을 감안해 12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발암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그림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덜 해로운 담배'라는 점을 강조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광고 내용이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한국인의 흡연행태 조사,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 등을 위한 법률 개정에도 나서기로 했다.

식약처는 이날 궐련형 전자담배 3개 제품을 대상으로 11종의 유해성분의 검출량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성분이 5개나 검출되고, 니코틴과 타르도 상당량 나왔다.

식약처는 그러나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검출량만으로 유해성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의 분석 결과와 향후 정부 조치 계획 등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11개 성분을 분석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의하면 담배배출물에는 최소 70종 이상의 발암물질과 7천종 이상의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담배제품에 의무적으로 함유량을 표시하는 성분은 니코틴과 타르다. WHO는 FCTC에 따라 38개 성분을 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이 중 9개 성분(벤조피렌, NNN, NNK,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아크롤레인, 벤젠, 1,3-부타디엔, 일산화탄소)에 대해서는 인체독성(심혈관계 독성, 폐독성, 발암성) 등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저감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니코틴과 타르, WHO 저감화 권고 성분을 분석했다.

--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제공인분석법이 있는지.

▲ 일반담배에 대해서는 국제표준기구(ISO)의 분석법이 확립돼 있고, 최근에는 흡연자의 습관을 반영한 분석법인 HC(Health Canada)법이 개발돼 각국의 담배규제에 활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 분석을 위해 일반담배 공인분석법인 ISO 및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해 분석했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중국 국립담배품질감독시험센터에서도 이런 방식을 이용한다.

-- 이번 분석에 필립모리스의 분석방법을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 필립모리스의 방법은 타르 분석 시 자체 개발한 장비를 통한 분석방법으로,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참고로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에서도 필립모리스에서 자체 개발한 방법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공인분석법이 아니며, 보건당국에서 적용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은 어떤 장치를 통해 포집하는지.

▲ 이번에 분석한 11개 성분은 특성이 달라 하나의 장치로 포집할 수 없어서 입자상 물질은 캠브리지 필터, 기체는 임핀저 또는 가스백에 각각 포집해 분석했다.

-- 이번 분석결과의 신뢰성과 객관성은 어떻게 확보했나?

▲ 제품별로 전체 분석과정을 하루에 3회, 3일간 반복해 분석한 결과가 유사했음을 확인했고, 국제공인 담배분석기관(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식약처의 분석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가 식약처의 분석 결과와 유사했음을 확인했다. 또한, 분석의 객관성은 외부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시험분석평가위원회를 통해 확보했다.

-- 일반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 함유량이 많았는데 궐련형 전자담배가 더 유해하다는 의미인지.

<YNAPHOTO path='PYH2018060710510001300_P2.jpg' id='PYH20180607105100013' title=''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다시'' caption='(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성분이 5개나 검출됐다. 보건당국 유해성 분석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도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결론 내림에 따라 '덜 해로운 담배'로 불리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또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br>mjkang@yna.co.kr' >

▲ 일반적으로 타르에는 다양한 유해물질이 혼합돼 있으며, 타르가 높게 검출된 것을 고려할 때 유해성분이 더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태우는 방식(650~850도)의 일반담배와 가열 방식(250~350도)의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생성되는 타르의 구성성분은 다를 수 있어 검출된 양만으로 유해성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타르를 제외한 유해성분이 일반담배 대비 적게 검출됐는데,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한 것이 아닌가.

▲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검출된 벤젠, 포름알데히드, 담배특이니트로사민류 등은 발암물질로 인체유해성이 이미 널리 알려졌으며,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어 중독성도 있다. 담배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뿐만 아니라 흡입횟수, 흡입깊이 등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함유량을 단순 비교해 어느 제품이 덜 유해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추가적인 유해성 분석계획이 있는지.

▲ 추가적인 분석 여부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가 협의해 검토해 나가겠다. 다만 담배의 유해성분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담배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가 담배제품에 대한 성분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 마련 등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 담배의 유해성분에 대한 분석, 공개를 위한 법률개정 등 추진계획은.

▲ 담배 제조·수입판매업자가 제조 또는 수입 판매하는 담배의 원료, 첨가물, 담배연기 등 배출물에 포함된 유해성분의 함유량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정부는 품목별 유해성분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자료제출 시기, 기준 및 작성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 등을 정하고 품목별 유해성분을 공개해 나갈 계획이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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