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첫 라마단 만찬 주최한 트럼프 "라마단 무바라크"
백악관서 '이프타르 만찬' 열어…미국 무슬림 항의시위도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라마단 만찬 행사를 주최했다.
라마단은 이슬람권의 '금식 성월'로 이 기간에는 일출부터 일몰 시까지 식사는 물론 물이나 음료수 섭취, 흡연도 금지된다.
취임 첫해인 작년 라마단 만찬을 건너뛰고 성명만 내 비판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30여 명을 초대하고 '이프타르'(Iftar) 만찬을 함께 했다. 이프타르란 라마단 기간에 해가 진 뒤 하루의 단식을 마무리하며 먹는 간단한 만찬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와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라마단 무바라크'(라마단을 축하한다는 의미)!"라면서 "오늘 밤 우리는 이 자리에 모여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 중 하나의 신성한 전통을 지킨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동석했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슬람교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며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시작한 백악관 라마단 만찬의 전통까지 깬 트럼프 대통령이 2년 차에 이 행사를 부활한 데 대해 무슬림 사회는 놀라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만찬은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대법원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5개 이슬람 국가를 포함한 총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수의 무슬림 시민단체들은 백악관 건너편 공원에서 '트럼프의 이프타르는 안 된다'는 제목으로 항의 시위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슬림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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