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가습기 살균제, 폐는 물론 간까지 영향 가능성 있어"
국내 연구진 'PHMG 체내 추적 분석 기술'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유독물질이 폐뿐 아니라 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전종호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팀이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소 전북흡입안전성연구본부 박사팀과 함께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체내 이동 형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영상화하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7일 밝혔다.
PHMG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되기도 한 화학물질이다.
흡입할 경우 심각한 폐 섬유화를 일으키는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현재는 유해성분으로 분류해 사용을 막고 있다.
기존 분석 화학적 방법으로는 체내로 흡입된 PHMG 움직임까지 명확히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았다.
연구진은 체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Indium-111)를 PHMG에 라벨링 했다.
이어 첨단방사선연구소에 구축된 연구장비를 활용해 이 PHMG를 에어로졸(공기 안에 부유하는 입자) 형태로 실험용 쥐에 흡입시켰다.
실험용 쥐의 장기에 존재하는 방사선량을 주기적으로 측정한 결과 방사성동위원소가 붙은 PHMG는 흡입 1주일 이후에도 약 70% 이상이 폐에 남아 있는 것이 관찰됐다.
체외 배출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뜻이다.
폐에 축적된 PHMG 중 약 5%는 간으로 이동하기까지 했다.
이를 통해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도 PHMG가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장은 "흡입 노출되는 에어로졸 형태 독성물질에 대한 체내 거동연구는 이번이 국내 최초"라며 "세계적으로도 보고되는 바가 적은 고난도 연구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정병엽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는 미세먼지, 라돈, 생활화학제품 등 다양한 물질의 유해성과 체내 분포 연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건의학 분야 연구와 생활제품 안전 기준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환경부 생활공감환경보건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환경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 5월 25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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