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샘슨, 한용덕 감독이 원했던 에이스 모습 보였다

입력 2018-06-06 17:54
한화 샘슨, 한용덕 감독이 원했던 에이스 모습 보였다

잠실 LG전서 7이닝 무실점…LG전 3전 3승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경기 전에 한용덕 감독의 말을 몰래 듣기라도 한 걸까.

키버스 샘슨(27·한화 이글스)이 6일 LG 트윈스전에서 보여준 투구는 한 감독이 원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샘슨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었다. 아울러 반게임 차로 추격해온 LG를 다시 1.5게임 차로 밀어내고 3위 자리를 수성했다.

한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최근 개인 2연패에 빠진 샘슨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지만 한 가지 대목에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 감독은 "샘슨이 혼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수비를 믿고 맞혀 잡는 투구를 해야 한다. 에이스라면 삼진을 많이 잡는 것보다는 이닝을 길게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샘슨은 이날 한 감독의 바람대로 삼진 욕심을 버리고 맞혀 잡는 투구를 선택했다.

탈삼진 수는 직전 경기의 절반인 5개로 줄었으나 대신 7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2회말 1사 후 채은성에게 좌전 안타, 2사 후 양석환에게 볼넷을 각각 내줘 1, 2루에 몰린 게 이날 경기의 최대 실점 위기였다.

유강남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샘슨은 이후 순항을 이어갔다.

5회말 무사 1루에선 땅볼을 직접 잡아 병살 플레이로 연결했고, 7회말에는 야수 실책으로 선두 타자를 내보냈지만 후속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경기 뒤에 만난 샘슨은 "7∼8회를 던지면서 팀이 연패를 끊을 수 있도록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LG는 타격이 좋은 팀이라 삼진을 잡는 것보다는 빠르게 맞혀 잡는 피칭 위주로 했다"고 소개했다.

코치진의 주문이 따로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대신 "감기 기운이 있어서 세게 던지기보다는 코너워크로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KBO리그에는 좋은 타자들이 많다. 내가 던지는 만큼 타자들도 적응하고 있어서 매 경기가 새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샘슨은 시즌 5승 중 3승을 LG를 상대로 거뒀다.

앞서 5월 1일 대전에서 6이닝 3실점, 같은 달 19일 잠실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맞혀 잡는 모드로 변신한 이 날은 더 오래 던졌고, 실점도 없었다.

한 감독은 경기 후 "샘슨이 1선발다운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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