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궁중의례미술과 십이장 도상
남과 북의 서로주체적 통합·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궁중의례미술과 십이장 도상 = 김주연 지음.
미술사학자이자 이화여대박물관 연구원인 저자가 동아시아에서 두루 쓰인 십이장 도상(十二章圖像)을 소개하고 조선시대 궁중의례미술에 어떻게 활용됐는지 분석한 책.
십이장은 중국 황제가 입는 예복인 면복(冕服)에 들어가는 장식을 뜻한다. 고대 문헌 '상서'(尙書)에는 도상 수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한대에 이르러 12개로 자리 잡았다.
저자는 일(日), 월(月), 성신(星辰), 산(山), 용(龍), 화충(華蟲), 새, 종이(宗彛·호랑이와 원숭이), 화(火), 분미(粉米), 보, 불로 구성되는 십이장 특징과 변화상을 설명하고, 조선이 십이장을 수용한 과정과 대한제국 시기 십이장 도상을 논한다.
저자는 "조선은 제후국이었기에 일월성신을 제외한 9개 문장이 들어간 구장복만을 입을 수 있었다"며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국임을 나타내기 위해 십이장복을 착용하고, 의장기에 일월을 넣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독자 이해를 돕는 컬러 도판 141개를 실었다.
소명출판. 320쪽. 3만2천원.
▲ 남과 북의 서로주체적 통합 = 김학노 지음.
너와 내가 주체성을 인정한다는 개념인 '서로주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로주체에 대립하는 '홀로주체' 방식으로 통일하면 불안정성과 국제적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반대로 서로주체적 통합을 하면 굳건하고 안정적 평화를 구축하고 남북이 분리돼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 생각이다.
그는 대북 관계에서 서로주체적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의보다는 화해가 우선이고 도덕보다 관계가 우선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도덕적 잣대로 정의를 구현하면 홀로주체적 관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서로주체적 통합의 구체적 방식으로 동체(同體), 동등(同等), 동존(同存)을 제시한 저자는 남북관계 정상화, 정부 간 대화기구 제도화, 평화공존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평론. 490쪽. 2만5천원.
▲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정민 지음.
한문학자인 정민 한양대 교수가 정조대에 활약한 서얼 출신 지식인 청장관(靑莊館) 이덕무(1741∼1793)가 남긴 청언소품(淸言小品·마음을 맑게 하는 짧은 글)을 모았다.
이덕무는 규장각 검서관을 지냈으나 첩의 소생인 데다 가난했다. 하지만 책만 읽는 바보를 의미하는 '간서치'(看書癡)라고 자신을 칭할 정도로 독서를 사랑했다. 그는 책 제목처럼 논어(論語)를 병풍, 한서(漢書)를 이불 삼기도 했다.
저자는 '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 전문과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일부를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을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2000년에 초판이 나왔다. 영국에서 영문판이 발간된 것을 계기로 새롭게 선보인 개정판이다.
열림원. 34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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