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 의회에서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정쟁 자제해야"
"북한에 너무 많이, 너무 일찍 선물 줘선 안 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5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의회에 정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이 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가 마련한 대북정책 청문회에 출석해서다.
차 석좌는 여야 의원들에게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독특한 방식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만큼 우리는 '정책의 정치'에서 한걸음 물러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미국을 좀 더 안전하게 만들려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 석좌는 의회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서도 "중요한 정상회담 협상에는 전술과 술책이 반드시 포함되겠지만, 전략적 핵심 원칙에 입각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조언했다.
그는 우선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완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하며, 북한과의 모든 협상과 합의는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하는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대북정책은 중국 견제 등 미국의 광범위한 아시아 전략 목표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특히 "북한에 너무 많이, 너무 일찍 선물을 줘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 원칙 중 하나는 상대방보다 결코 더 협상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고 노벨평화상 수상 얘기도 나오는 이런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원칙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특히 "비핵화에 대한 막연한 약속에 대한 보상으로 주한미군 문제 같은 너무 많은 양보를 테이블 위에 올리면 안 된다"며 "양보는 북한의 약속뿐 아니라 비핵화나 재래식 무기 감축과 관련한 구체적인 행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에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른바 '원샷' 비핵화 합의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차 석좌는 북미가 외교 정상화를 이루기 전에 임시 조치를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연락사무소와 같은 공식적인 외교 대화 채널을 확립하는 것이 비핵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양측의 친숙함을 조성하고 생산적인 대화 기회를 얻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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