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기' 앙금 여전…트럼프, 슈퍼볼 우승팀 백악관 초대 취소

입력 2018-06-05 10:47
수정 2018-06-05 10:59
'무릎꿇기' 앙금 여전…트럼프, 슈퍼볼 우승팀 백악관 초대 취소

선수들 잇단 불참 의사에 하루 전 전격 취소…팬들만 초청해 행사 진행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백악관 초청 행사를 하루 앞두고 초청을 취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국가 연주 동안 자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대통령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비난한 뒤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구단이 작은 규모의 대표단을 보낸다고 하나 행사에 참석하는 1천여명의 팬들은 이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초대를 취소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우승팀의 백악관 초대를 막판에 취소한 것은 지난해 큰 논란이 된 '무릎꿇기 시위'와 관련, 크리스 롱, 맬컴 젠킨스 등 스타급 선수들을 포함한 구단 소속 선수들이 앞다퉈 행사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WP는 백악관 초청 행사에 선수들이 대거 불참해 망신살이 뻗치는 일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수를 쳤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구단 팬들만 참가한 가운데 축하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 해군 밴드, 미 육군 합창단도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수들이 불참하는 상황에서 팬들이 얼마나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이 행사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열혈 팬인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과 '무릎 꿇기'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미국에서 무장하지 않은 흑인에게 경찰이 발포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NFL 선수들은 지난 경기 시즌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의례 거부는 인종차별이 아닌 애국심 문제라며 트위터 등을 통해 구단에 무릎 꿇기에 동참한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종용하고, 트위터 등을 통해 이들을 비난해 선수와 팬들의 반발을 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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