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도 케임브리지도 여전히 흑인에겐 '바늘구멍'

입력 2018-06-04 18:09
옥스퍼드도 케임브리지도 여전히 흑인에겐 '바늘구멍'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대표적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의 단과대 중에는 최근 5년간 흑인 입학생을 한 명도 뽑지 않은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옥스퍼드 단과대 4분의 1이 2015∼2017년 단 한 명의 흑인 학생 입학도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이른바 '옥스브리지' 입학이 흑인 학생들에게는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정보공개 청구에 의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29개 단과대 중 6곳은 2012∼2016년 10명 이하의 흑인 또는 흑백 혼혈 학생의 입학을 승인했다.

세인트 에드먼즈 칼리지는 5년간 35명의 흑인 지원자 중 단 한 명도 뽑지 않았고, 휴스 홀은 74명의 지원자 중 5∼7명을 뽑는데 그쳤다.

케임브리지는 특정 개인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확한 숫자보다는 입학생 숫자를 구간화해서 제공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코퍼스 크리스티와 막달리나 칼리지는 각각 40명의 흑인 입학 지원자 중 3∼9명만 뽑았고, 다우닝 칼리지는 2012∼2016년 입학을 신청한 95명 중 8∼12명만 승인했다.

특히 2014∼2015년에는 37명의 흑인 지원자 중 단 한 명도 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츠윌리엄은 이 기간 72명의 흑인 학생의 입학 신청을 받아 매년 4명 이상을 뽑는 등 총 30명에게 입학을 허가했고, 호머튼과 펨브로크 칼리지는 각각 62명과 66명의 신청을 받아 이중 24∼26명, 17∼21명에게 입학 기회를 제공했다.

케임브리지 측은 "여러 중요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지만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려운 만큼 (고등)학교와 학부모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성취욕이 높은 흑인 학생들이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지원토록 하기 위해 더 많은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래미 노동당 하원의원은 "케임브리지는 물론 영국 내 모든 대학은 입학승인 비율 등에 관한 데이터를 매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옥스퍼드가 지난달 처음으로 발표한 입학생에 관한 공식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2017년 옥스퍼드 단과대 4분의 1은 매년 단 한 명의 흑인 학생도 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백인의 옥스퍼드대 지원 후 입학허가 비율은 24%였지만 흑인은 12%로 절반에 불과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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