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파키스탄서 야당 총리후보 前부인 책 발간에 '시끌'
야당, 원고 미리 접수…"결혼생활 부정적 묘사","후보 헐뜯기용"
前부인 "책발간 정치권과 무관", "1년전부터 야당측 협박에 시달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의 차기 총리를 결정할 하원의원 총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 유력 총리 후보인 임란 칸(65) 파키스탄 정의운동(PTI) 총재의 전 부인이 칸 총재와 결혼 생활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책을 곧 발간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다.
4일 파키스탄 지오TV 등에 따르면 2015년 1월 칸 총재와 결혼했다가 9개월만에 이혼한 레함 칸(45)은 조만간 영국에서 자신의 결혼 생활 등에 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레함의 책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지만, 이 책의 원고를 미리 입수해 봤다는 일부 PTI 지지자들은 레함이 칸 총재를 일방적으로 나쁘게 묘사하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칸 총재를 헐뜯기 위한 시도라며 레함을 비난했다.
파와드 후사인 PTI 대변인은 레함이 종전 집권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N) 출신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딸인 마리암 샤리프를 만나는 등 그의 책이 PML-N과 협조하에 야당 파괴를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함이 출간 대가로 PML-N으로부터 10만 파운드(1억4천300만원)를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레함은 자신의 책이 정치권과 관련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면서 자신이 1년 전부터 PTI 지지자들의 협박에 시달렸다고 반박했다.
의원내각제 정부형태를 채택한 파키스탄은 2013년 출범한 PML-N 정부가 지난달 31일 5년간 임기를 마치고 종료했다.
이어 나시르 울-물크 전 대법원장을 임시 총리로 한 중립정부가 구성돼 다음달 25일 총선을 치른다.
지난달 발표된 갤럽 파키스탄 여론조사에 따르면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인 셰바즈 샤리프 총재가 이끄는 종전 여당 PML-N이 38% 지지율로 1위, 칸 총재가 이끄는 PTI가 25%로 2위, 2007년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아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총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이 15%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PML-N은 샤리프 전 총리가 지난해 해외자산은닉 문제로 대법원에서 의원과 총리 자격을 영구히 박탈당하는 등 주요 인사들의 부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PTI 총재는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지지도를 높이고 있어 막판까지 접전이 예상된다.
칸은 다만 1995년 파키스탄계 영국인인 제미마 골드스미스와 결혼했다가 9년만에 이혼하고 2015년 레함과 두 번째 결혼도 9개월만에 파경을 맞았으며 올해 초 부슈라 마니카와 세번째 결혼을 발표하는 등 몇차례 결혼과 이혼으로 대중의 이목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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