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스캔들에 발목잡힌 아베…2012년말 취임후 지지율 최저
의혹에 부인·변명 일관…76%는 "아베 해명 납득 안돼"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2012년 12월 2차 총리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TBS가 전했다.
4일 이 방송이 지난 2~3일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39.0%로 지난달 12~13일 조사 당시에 비해 1.6% 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수치는 이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종전 최저치였던 지난해 8월 39.7%보나 낮은 것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한달 전보다 1.4% 포인트 늘어난 59.1%로 3달 연속 지지율보다 높았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 추락은 무엇보다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특혜 매입 및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과 신설 특혜 의혹의 영향이 크다.
그동안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특혜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서들이 잇따라 제시됐음에도 아베 총리는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지난달 들어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한 에히메(愛媛)현 문서에 아베 총리가 3년 전에 친구인 가케학원 이사장을 면담했다는 기록이 나왔지만 아베 총리는 면담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가케학원측도 "실제로 면담이 이뤄지지 않아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총리나 가케학원의 이런 주장을 '납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76%가 '아니다'고 답하는 등 아베 총리의 대응에 대한 불신감이 강했다. '그렇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했다.
사학스캔들의 여파가 지속해서 아베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 오는 9월 예정된, 차기 총리를 정할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총재 선거 승리로 3연임을 통해 '전쟁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이라는 본인의 '정치적 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좀처럼 사학스캔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에 대한 조항에서 아베 총리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신지로(進次郞)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에게도 밀리는 것으로 이미 나타났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동반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에 대한 퇴진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모리토모학원 국유지 특혜매입과 관련한 문서를 조작하고, 2인자인 사무차관이 여기자 성희롱으로 사임한 재무성의 최고 책임자이기도 하다.
아소 부총리의 사퇴에 대해서는 54%가 찬성해 반대(34%)를 크게 상회했다.
재무성은 이날 모리토모학원 국유지 특혜 매입 의혹과 관련한 자체 조사 결과 및 관련자에 대한 징계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무성 발표에는 매각 업무가 이뤄질 당시 이재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의 지시로 조작이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성은 이미 사직한 사가와 전 장관에 대해 정직에 해당하는 퇴직금 감액 처분을 하고 20명가량의 직원에 대해서도 징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무성의 최고 책임자이자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퇴진 요구가 거센 것으로 나타난 아소 부총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소 부총리는 자신에 대한 악화한 여론을 고려해 재무상 급여를 스스로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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