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리꾼들의 '적벽가'…안숙선 '조조' 역할
국립국악원, 22~27일 작은 창극 '화용도 타령'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여성 소리꾼들이 연기하는 전쟁터 장수들의 모습은 어떨까.
국립국악원은 오는 22~27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판소리 '적벽가'를 바탕으로 한 작은 창극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을 선보인다.
작은 창극 시리즈는 국립국악원이 안숙선 명창과 함께 2014년부터 선보이는 장르로, 마이크 없이 1900년대 초기 창극 형식을 보여준다.
'적벽가'는 고전 소설 '삼국지연의' 한 대목인 적벽대전을 소재로 한 작품. 고음이 많고 풍부한 성량이 필요해 판소리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난도가 높은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 작은 창극 시리즈 가장 큰 특이점은 모든 장수를 여성 소리꾼이 연기한다는 것이다. '적벽가' 백미로 백만 대군 결투 장면 등이 꼽히는 만큼 대개 이 작품은 남성 소리꾼들이 선보였다.
안숙선 명창 역시 자신의 판소리 인생 최초로 '조조' 역을 맡게 됐다.
안 명창은 "성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리뿐"이라며 "굵고 웅장한 시김새 등 특유의 판소리 창법을 통해 '적벽가' 본연의 맛을 색다르게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국악원은 "여류 명창들이 전장에서 겪는 장수들의 심리와 내적 갈등, 인간관계 등을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소리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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