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갖다놔도 만능…LG 김현수의 놀라운 적응력
4번 타자로 아도니스 공백 메우고 1루수 수비도 금세 적응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런 복덩이가 또 없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모범 FA(자유계약선수) 김현수(30) 효과에 활짝 웃고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0.377(3위)에 11홈런(공동 10위), 52타점(2위)을 수확 중이다.
리그 최다안타 1위(89안타)에 출루율 5위(0.435), 장타율 6위(0.631)로 타격 거의 전 부문에서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미 지적했듯이 김현수의 최대 장점은 꾸준하다는 점이다. 기복을 찾아보기 어렵다.
김현수는 올 시즌 무안타 경기가 10차례 있다. 이 중에서 연속으로 무안타 경기를 펼친 적이 없다.
최근에는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을 치를수록 탄탄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462(26타수 12안타)에 2홈런, 13타점을 수확했다.
이 기간 김현수보다 많은 타점을 올린 선수는 없었다. 주간 타율도 리그 6위에 해당한다.
순도도 높았다. 지난주 김현수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0.600(10타수 6안타)에 달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돌아온 김현수를 4년 총액 115억원에 영입했다.
김현수는 '타격기계'로 불릴 정도로 좋은 타자지만, 거포가 부족한 LG에서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될지는 예단하기 어려웠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LG는 시즌 초반의 롤러코스터 행보를 멈추고 현재 33승 27패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3위 SK 와이번스와는 불과 1게임 차인 데다 6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번 주에는 상위권 도약까지 노려볼 참이다.
LG의 이러한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빼놓지 않고 꼽히는 것이 바로 김현수다.
김현수의 활약이 놀라운 것은 새로운 팀이라는 낯선 환경, 그리고 생소한 타순과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5번 타자로 출발했다가 2번 타순을 맡았다.
4월 17일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부터는 4번 타자로 나섰다.
김현수에게 4번은 낯선 영역이다. 그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 두산 베어스에서 주로 3번 타순에 기용됐다.
과연 4번 타자로 제구실을 해줄 수 있을지 의문표가 따랐으나 현재까지는 가르시아의 공백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김현수는 4번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하고 있다.
김현수는 4번 타자로 타율 0.417에 7홈런 42타점을 쓸어담았다. 2번 타자(0.306), 5번 타자(0.250) 때의 성적을 능가한다.
김현수만으로는 공격력에 아쉬움이 남았던 LG는 이천웅을 활용하기 위해 김현수를 좌익수에서 1루수로 돌렸다.
대부분은 수비 포지션이 바뀌면 타격에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지만 김현수는 1루수로도 큰 기복 없이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1루수 수비도 갈수록 좋아져 류중일 감독을 미소 짓게 한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응력만큼은 인정받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때도 언어장벽을 뛰어넘어 팀 동료들과 격의 없이 잘 어울리며 친화력에서만큼은 합격점을 받았다.
타격에서도 시범경기에서는 처절한 실패를 맛봤지만, 곧 메이저리그 스타일에 적응하며 첫해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의 반전을 일으켰다.
류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말이 필요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뭘 맡겨도 척척 잘해내기에 더는 바랄 게 없다는 의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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