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잇단 공개활동…영국 메이 총리와 통화

입력 2018-06-04 02:03
사우디 왕세자 잇단 공개활동…영국 메이 총리와 통화

'신변이상설' 일축하고 건재 과시…월드컵축구 개막식도 참석 예정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한때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던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다시 공개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2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예멘 내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가 3일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와 메이 총리는 예멘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예멘인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석유 시장의 안정이 중요하고 이란이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지도자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과 교육, 건강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알아라비야는 또 다른 기사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오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해 사우디 국가대표팀을 응원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난달 30일 사우디 제다에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과 만나 예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하며 회담사진을 공개했다.

최근 사우디의 내각 개편에서도 무함마드 왕세자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살만 사우디 국왕이 지난 2일 새 문화부 장관에 임명한 바데르 빈압둘라 빈모하메드 빈파르한 알사우드 왕자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활발한 공개활동은 사우디의 실세로 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작년 6월 왕세자에 책봉된 뒤 사우디에서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추구하며 여성의 운전 허용 등 파격적인 조치를 주도해왔다.

그러나 그는 올해 4월 말부터 3주 넘게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아 신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사우디에 적대적인 이란 언론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리야드 왕궁에서 쿠데타 시도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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