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행 좌절' 3총사, 월드컵 태극전사 23명과 '이별'
신태용 감독, 대표팀 전체 모임서 위로의 작별 인사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그동안 고생 많았다. 러시아월드컵에 함께 갈 수 없게 돼 미안하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2일 오전 전주 라마다호텔에서 전체 선수단이 모인 자리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무산이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김진수(전북), 권경원(톈진) 등 3명에게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에 넣지 못한 아쉬움과 위로의 말을 건넸다.
신 감독은 이에 앞선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 직후 월드컵 출정식 행사까지 마치고 나서 숙소인 라마다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21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였던 소집명단 26명 가운데 3명을 탈락시키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하기 위해서였다.
4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23명의 명단을 제출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었다.
신 감독과 전경준, 김남일, 차두리 코치, 김해운 골키퍼 코치는 밤 11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2시간 30분 가까운 회의 끝에 탈락자 3명을 추려냈다. 이렇게 해서 이청용, 김진수, 권경원이 러시아행 승선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불면의 밤을 보낸 선수단은 이날 오전 8시 라마다호텔에서 '최후의 조찬'을 했다.
신 감독은 아침 식사에 앞서 탈락자 3명의 방을 찾아가 직접 탈락 사실을 통보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식당에서 조찬을 끝낸 후 선수 전원을 불러모았다.
월드컵 출전 꿈을 이룬 태극전사 23명과 탈락 불운을 안게 된 이청용, 김진수, 권경원이 함께 자리했다.
신 감독이 동고동락한 탈락자 3명에게 위로의 인사를 했고, 이어 선수들끼리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직전 부상에 발목을 잡힌 데 이어 이번에도 지난 3월 24일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친 부상 여파로 결국 러시아월드컵 출전 꿈을 접었다.
전날 보스니아전 직후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글썽였던 김진수는 탈락을 예견했다는 듯 무거운 표정이었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온두라스와 평가전(28일)을 전후해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나흘 동안 김진수와 한방을 썼던 장현수(FC도쿄)도 아쉬움의 말을 건넸다.
이청용 역시 룸메이트였던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직전 사전캠프였던 오스트리아에서 최종 23명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동병상련의 마음을 3명의 탈락자에게 나눴다.
선수들은 짧은 이별의 시간을 가진 후 각자 가족이나 에이전트 등이 가져온 차량편을 이용해 귀경길에 올랐다.
신태용호의 최종 엔트리 23명에 이름을 올린 태극전사들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러시아월드컵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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