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운전 두얼굴…공주는 표지모델·활동가는 철창신세

입력 2018-06-01 11:54
사우디 여성운전 두얼굴…공주는 표지모델·활동가는 철창신세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패션지 보그가 운전석에 앉은 사우디아라비아 공주 사진을 표지에 실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그 아라비아는 사우디의 여성 운전 허용을 앞두고 6월호 표지에 자동차 운전석에 앉은 사우디 공주 하이파 빈트 압둘라 알-사우드의 사진을 실었다.

이번 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선구적인 여성들"에게 바치는 것으로, 여성 운전 허용을 비롯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끈 일련의 개혁조치에 찬사를 보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에서 여성의 운전할 권리 등을 위해 싸웠던 여성 운동가들을 포함해 최소 11명의 활동가가 체포된 상황에서 나온 이번 표지 사진에 활동가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도 이번 보그 표지 사진의 공주 얼굴에 구금된 활동가들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분석가들은 이번 체포는 최근 사우디의 엄격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세계 순방에 나선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개혁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사우디 국왕은 그동안 금지했던 여성의 운전을 사상 처음으로 허용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6월 24일부터 여성에게도 운전면허증이 발급된다.

이로써 지구 상에서 여성 운전을 금하는 나라는 없어지게 됐다.

이번 조치는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대표적인 사우디의 보수적 종교 관습에 종언을 고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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