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 만들자' 유통업계 정규직 전환 '박차'(종합)

입력 2018-06-01 16:54
'좋은 일자리 만들자' 유통업계 정규직 전환 '박차'(종합)

일부는 전환 과정에서 고용 형태 등 놓고 갈등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유통업계가 더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파견직 인력의 정규직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이랜드에 따르면 신발 편집숍 브랜드 '폴더'는 이달 안에 파견업체 직원 2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할 예정이다.

여성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SPA) 브랜드인 미쏘와 뉴발란스 등 다른 브랜드에 파견된 직원 100여명 또한 다음달 초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이랜드월드가 직접 고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근무 기간에 대한 제한 연차는 따로 없으며, 본인이 원하지 않을 시에는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추가로 올해 하반기에는 매달 20∼30여명의 협력사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총 500여명 가량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이랜드의 정규직 전환 작업은 앞서 그룹이 발표한 '조직 문화 7대 혁신안' 실천의 일환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6월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협력해준 전 직원과 우수 협력사에 보답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조직 문화 7대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CJ그룹의 방침에 따라 프레시웨이 조리원 직군 2천5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올해 1월 완료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간접고용하던 급식점포의 서빙 및 배식 보조 여사님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며 "'서비스 전문직'이라는 직급을 신설해 운영하는 등 처우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법 파견 이슈를 촉발한 SPC의 파리바게뜨는 1월 자회사를 활용해 제빵사들을 고용하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현재 5천300여명이 전환을 완료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pb파트너스를 설립했고, 제빵사분들과 지속해서 대화하며 합의점을 찾은 끝에 모두 전환을 마쳤다"며 "처우도 16% 이상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도 이날까지 협력업체·판촉 사원들과 논의한 끝에 판촉 사원 700여명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연내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8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협력사 소속으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활동을 하는 직원 700여명의 운영방식 개선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자회사 설립에 필요한 절차 및 고용승계 등 세부사항을 협의해 연내 고용전환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일부 업체들은 파견사원 혹은 노동조합과의 이견 등 때문에 합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설치·수리 기사들이 회사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부당노동행위로 서울고용노동청에 고소하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나이스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 입사를 강요, 직접고용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새로운 회사를 입사할 시 또한 평가 기간을 두는 등 부당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전체 기사분 1천700명 중 70% 이상은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평가 기간도 근속 연수 1년 이상은 적용하지 않는다"며 "나이스엔지니어링은 기존 개인 사업자분들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회사 규모가 너무 커져 서비스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따로 꾸리고자 설립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kamj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