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마클 결혼'서 인터뷰 단골 '왕실전문가' 알고보니 미국인

입력 2018-06-01 11:53
'해리-마클 결혼'서 인터뷰 단골 '왕실전문가' 알고보니 미국인

뉴욕주 출신 38세 '토미' 무스카텔로…인터뷰한 매체들 '머쓱'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영국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메건 마클의 '세기의 결혼'이 있기 전 언론매체에서 마클에게 이런저런 훈수를 둔 인물은 영국 출신이 아니라 미국 뉴욕에서 자라난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결혼 전 앞다퉈 그와 인터뷰했던 언론들이 머쓱해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상류층 특유의 유창한 발음으로 많은 언론 매체를 통해 영국 귀족 생활상 등을 소개한 이는 영국군주연맹(BMF)이라는 단체의 대표 직함을 지닌 토머스 J 메이스-아처-밀스.

그는 결혼식 전 노르웨이의 한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마클에게 "해리와 마클 부부는 고귀함을 지키고 격식을 차려야 하며 영국민인 우리가 지니고 있는 전통과 유산을 가치에 맨 앞에 두도록 해야 한다"면서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한 미국 방송인과의 인터뷰에서는 마클은 현재의 영국 왕실 가족들이 받아야 할 관심과 인기를 가로채서는 안 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는 버킹엄 궁전 앞에서 한 텔레비전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마클에 이런 충고를 한 적도 있다.

"목소리가 크다. 그는 미국인이다" "앞으로 도전을 받을 것이다. 그는 영국식이 아닌, 미국식으로 일을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트윗을 통해 자신을 영국 왕실 결혼에 관한 한 가장 많이 인터뷰 대상이 된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를 영국 상류층으로 알고 인터뷰에 나섰던 언론들은 하지만 그가 뉴욕 업스테이트에서 성장한 토머스 '토미' 무스카텔로(38)로 드러났다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자 당혹해했다.

무스카텔로는 WSJ에 자신을 미국인보다는 영국인으로 더 많이 설명했고 어렸을 때부터 영국에 집착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현 국적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친구들과 먼 친척의 이름을 조합해 지금의 이름을 만들어 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연간 2차례 발행되는 잡지의 편집자로도 알려져 있다. 영국로열스터디스센터라는 단체의 대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폐위된 세르비아 왕족에게도 자문을 했고 지난해 말에는 영국의 반(反)카타르회의 결성에도 참여했다고도 말했다. 부동산 일을 한다고도 했으나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 토마스 무스카텔로는 아들이 10대 때 언젠가는 영국으로 이사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영국에 집착했다고 소개했다.

무스카텔로는 WSJ 보도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자 "그 신문은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으며 진실을 누락시켰다"며 "보도에 등장한 많은 사실 대부분은 부정확하다"고 주장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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