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역주행 사고 잊었나…고속도로 음주운전 무더기 적발
부산서 오산까지 350㎞ 음주운전…단속경찰 보고 줄행랑도
경기 남부 밤사이 주요 고속도로 출입로서 93명 적발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최근 벤츠 음주운전자의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로 공분이 일었지만, 끔찍했던 그 사건 이후에도 고속도로 음주 운전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 흉기'와도 같은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하면 잠시 여론이 들끓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음주후 운전대를 잡는 모순적이고 고질적인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밤 사이 관내 12개 고속도로 진출입로 34곳에서 음주 일제 단속을 벌여 93명을 적발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적발된 93명 중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면허취소)은 28명, 0.05% 이상(면허정지)이 59명, 채혈요구가 6명으로 집계됐다.
직업별로는 회사원이 74명(79.5%)으로 다수였고, 연령별로는 40대 34명 등 30∼50대가 80명(8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3명(89.2%)으로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요 적발 사례로는 음주 상태로 수백㎞를 달린 운전자부터 도주극을 벌인 운전자까지 있었다.
1일 0시 25분께 경기도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오산 TG 음주단속 현장에서 A(36) 씨가 적발됐다.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73%의 음주 상태로 부산 동래구 자택에서 오산 TG까지 약 4시간에 걸쳐 350㎞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4월 음주 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또다시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50분께 평택시 경부고속도로 송탄 IC 부근에서 음주단속 중인 경찰관을 본 B(40) 씨가 갑자기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약 1㎞를 추격한 끝에 B 씨를 붙잡았다.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67% 상태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도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서 별로 매일 밤낮없는 상시단속을 하고, 지방청 단위에서는 시내 주요도로, 고속도로 진출입로에서 주 1회 일제단속을 벌이는 등 강력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새벽 영동고속도로 양지터널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76%의 만취 상태로 벤츠를 몰고 역주행하던 노모(27) 씨가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30대 가장인 택시 승객이 숨지고, 50대 택시기사가 크게 다쳐 위중한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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