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장인 모였지만…SBS '훈남정음' 3%대 추락
진부한 설정·전개…'이리와 안아줘'에 2위 빼앗겨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남궁민과 황정음, 두 사람을 내세운 로맨틱코미디는 '필승'일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방송한 SBS TV 수목극 '훈남정음' 시청률은 3.9%-4.1%를 기록해 동시간대 지상파 수목극 중 꼴찌를 기록했다. KBS 2TV '슈츠'는 9.8%, MBC TV '이리와 안아줘'는 5.3%-5.9%였다. SBS TV 드라마가 3%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오랜만이다.
'훈남정음'은 남궁민과 황정음이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남궁민은 지난해 '김과장', '조작'으로 연기에 한껏 물이 올랐고, '로코퀸' 황정음은 출산 후 첫 복귀작이다.
최근 스릴러, 판타지 등 다른 장르와 섞은 로코가 대세인 가운데 제작진이 다른 요소 다 빼고 정통 로코를 선택한 것도 두 배우의 농익은 연기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선 작품에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큰 사건·사고 없이 두 사람의 '케미'(케미스트리, 조화)를 무기로 극을 계속 진행하려면 더욱 촘촘한 구성과 전개가 필요한데, '훈남정음'은 극 초반부 그러한 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때문에 까칠한 남자와 캔디처럼 밝은 여자라는 '로코 공식'은 진부하게만 느껴지고, 귀엽기만 하고 톤이 크게 변하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와 '돌발 키스' 등의 장면은 옛날 옛적 작품에서 이미 수백 번 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동시간대 '이리와 안아줘'가 연기 내공에서는 남궁민, 황정음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신예들을 내세웠음에도 촘촘한 극본과 연출로 신선하다는 평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애청자 중에서는 "큰 고민 없이 보기 좋은 로코"라는 등 호평도 내놓지만, 시청자층을 넓히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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