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도 수시소통으로 문제 푸나…트럼프, 추가 정상회담 시사

입력 2018-06-01 09:59
北美도 수시소통으로 문제 푸나…트럼프, 추가 정상회담 시사

북미→남북미 정상회담 염두?…7월27일 직전 추가회담후 종전선언?

비핵화와 체제보장회담 고비마다 '톱-다운 방식' 해결의지 보였나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 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추가로 만날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텍사스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번에 해결하고 싶지만 협상이란 게 때때로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며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2,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액면 그대로 해석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복잡한 비핵화 문제를 단 한 번의 정상 간 만남으로 원샷 해결이 불가능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의 핵능력 제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북한은 체제안전보장은 물론 안보 우려 해소가 우선인 상황에서 협상을 단칼에 끝낼 수 없다면 추가 회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추가 실시 가능성 언급은 북미정상회담 후 남북미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에서 남북미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발표해 한반도에서 정전상태 해소와 추가적인 전쟁방지의 확약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비친 바 있다.

30일(현지시간) 백악관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미정상회담 계기에 종전선언 등을 위한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동맹국들과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런 대답 역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국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북미 정상회담 직후 남북미 정상회담이 불가하다면 다음 달에 남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는 정전협정 65주년 되는 해다.

일각에서는 일괄타결 비핵화 해법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근래 "물리적으로 단계적 (접근법)이 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도 북미정상회담 추가 실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고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단계적 접근이 이뤄지는 걸 전제로 단계별로 중요 고비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열어 꼬인 실타래를 푸는 해법 제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무선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를 정상 간 만남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톱-다운' 해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등 남북관계 교착 상황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꼬여있던 한반도 상황의 실타래를 푸는 열쇠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 날인 27일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이런 사정을 불식시키고 북미회담의 성공을 일궈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정세의 변곡점이 되는 시점에 정상회담을 개최해 상황을 관리하고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정상회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북미정상회담도 수시로 열려 뿌리 깊은 불신 속에 있는 북미관계 개선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가 이번에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행과정에서 돌출변수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 문제를 푸는 모습을 참고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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