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캐나다·멕시코 철강에 결국 '관세폭탄'(종합)
내일부터 관세부과 시작…로스 상무장관 "다른 문제들 계속 협상"
EU·멕시코 등 '상응 조치' 예고…이번엔 철강발 세계 무역전쟁 조짐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와 멕시코, 캐나다가 미국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G2'로 불리는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에 더해 철강발 세계 무역전쟁까지 동시에 벌어질 위기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확정했다고 밝혔고, 조금 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으로 공포했다.
이에 따라 미국 동부 시간으로 6월 1일 0시를 기해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된다.
로스 장관은 이들 국가와의 협상에서 관세를 계속 면제해 줄 수 있는 만족스러운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편으로는 캐나다·멕시코와, 다른 한편으로는 EU 집행위원회와 계속 협상을 고대한다"면서 "이는 우리가 풀어야 할 다른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8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미국 정부는 행정명령 시행을 하루 앞둔 4월 22일 한국, EU,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등 7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4월 말까지 잠정 유예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4월 30일 미국과 추가 협상을 통해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잠정 유예 7개국 중 유일하게 관세 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했었다.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의 경우 관세 면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쿼터 물량을 조정해왔다.
반면 EU, 캐나다, 멕시코는 이후 유예 기간을 애초 5월1일에서 6월1일로 연장하면서 협상을 이어왔으나 진통 끝에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 3개국은 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EU와 멕시코는 로스 장관의 발표 이후 곧바로 '상응한 조치'를 언급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은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인 캐나다, 멕시코와는 철강 관세 면제 문제와 나프타 재협상을 연계해 진행해왔다.
로스 장관은 나프타 재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도 계속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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