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 "염세주의 마침표…진정한 행복·사랑 고민"

입력 2018-05-31 18:14
혁오 "염세주의 마침표…진정한 행복·사랑 고민"

미니앨범 '24: 하우 투 파인드 트루 러브 앤드 해피니스' 발표

한곡 빼고 영어곡…통일에 대한 노래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법. 밴드 혁오는 새 미니앨범에 '24: 하우 투 파인드 트루 러브 앤드 해피니스'란 제목을 붙였다. 진정한 사랑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진정한 행복 조건은 분명 있을 테니 그 조건을 나열해보는 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조건이 뭔지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였어요."

혁오는 3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새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업 출발을 이렇게 소개했다.

전작인 '23' 앨범은 불안한 청춘의 공허함과 염세적인 정서가 짙었다면, 이번엔 제대로 된 사랑 노래를 처음으로 담으면서 긍정적인 기운이 깃들었다.

보컬 오혁은 "'23'이 정규 앨범이어서 그동안 한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것을 제시하자는 생각을 했다"며 "'23'을 마지막으로 염세적인 것은 접어두고 '24'에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수록 6곡은 끝맺음, 사랑, 여유, 친구 등의 키워드에서 출발해 완결된 곡으로 확장됐다.

타이틀곡 '러브 야!'(LOVE YA!)는 이 세상 모든 연인을 응원한다.

"저희가 처음으로 내는 연인의 사랑 노래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랑의 감정을 잘 담아낼 수 있을까' 하다가 각자의 사랑은 본인에게 너무도 소중한데,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편적인 연인의 모습에서 확대해 만든 노래죠."(오혁)

이 곡 뮤직비디오에서 이성뿐 아니라 동성 연인 등을 아우른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형태의 연인이 나오는 것은 우리는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앨범에는 또 순간순간의 선택이 끝맺음을 만들고 그 끝맺음이 살아가는 환경이 된다는 생각에서 만든 '그래주에이션'(Graduation), '착하게 살면 천국으로 간다'는 말에서 착안한 '하늘나라', 여유에 대해 생각하며 쓴 '시티즌 케인'(Citizen Kane), 서울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있는 곳이면서도 때론 벗어나고 싶다는 이중적인 마음을 표현한 '굿바이 서울' 등이 담겼다.

눈에 띄는 트랙은 '강강술래'. 오랜 친구와 감정이 깊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친구란 키워드를 통일이란 주제로 파생시켰다고 한다. 영어 곡이며 '볕은 연안에서 연안으로, 남쪽에서 북쪽까지 고루 비추네요'란 내용의 가사가 담겼다.

오혁은 "작년 말에서 올해 초 데모 작업을 할 때 우리가 통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며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할 때 (한반도)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종전 선언 관련 뉴스가 나오는 것을 봤다.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혁오는 이 앨범을 약 3개월간 베를린에서 머물면서 작업했다.



이전 앨범들에서 영어, 중국어 곡을 선보인 이들은 이번에도 '하늘나라' 한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로 노래했다. '러브 야!'와 '하늘나라'의 뮤직비디오도 영국 출신 마크 레본, 프랭크 레본 감독과 작업해 감각적이고 이국적이다.

오혁은 이런 요소들이 해외 시장을 고려한 것인지 묻자 "곡 작업 때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정해놓지는 않는다"며 "곡마다 어울리는 '딕션'(diction·발음)이 있어 자연스럽게 영어곡이 많이 수록됐다. 다양한 언어로 작업하는 가장 큰 매력은 '딕션'에 있다. 어떤 언어가 예쁘게 들리는지 그런 요소가 제겐 중요하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이 무척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기타리스트 임현제는 "베를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음악적인 것뿐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히 여유에 대해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했다. 듣는 분들도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드러머 이인우도 "새로운 것, 몰랐던 것을 배우며 재미있게 녹음했다"며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고 말을 보탰다.

넉넉한 품의 양복을 주로 입어 독특한 패션으로 주목받은 오혁은 이날 체구에 맞는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오혁은 패션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저희가 이제 큰 옷은 안 입으려고 한다. (큰 웃에) 질려서 작게 입을 것"이라며 "가면 갈수록 아예 작게 입으려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혁오는 6월 30일 서울을 시작으로 7월 14일 대구, 7월 21일 부산 등지에서 전국투어를 열며 이후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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