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상승 억제 쌀' 생산으로 인도 당뇨환자 돕기 나선 대학교수
지난 27일 서산서 모내기…"당뇨환자 많은 인도에 기증"
(서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지난 27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억대리의 한 논에서 특별한 모내기가 열렸다.
한서대 바이오식품의과학과 이찬 교수는 당일 임차한 논 200여㎡에 당뇨쌀로 알려진 '고아미 2호' 모를 처음 이앙했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받은 종자 1㎏ 파종해 키운 모가 모내기에 사용됐다.
이 교수는 오는 10월께 수확한 쌀을 '세계 당뇨의 날'인 11월 14일 국내에 거주하는 인도인 중 당뇨환자를 초청해 무료시식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내년부터 이 쌀 생산량을 늘려 국내 거주 인도인 당뇨환자에게 나눠주고, 2024년에는 인도 정부에 무상 기증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육종 개량된 이 쌀은 밥을 지으면 찰기가 없고 독특한 향을 지녀 보급되지 못하고 방치돼 왔다.
하지만 이 교수가 '고식이섬유 기능성 규명'(1999년), '혈당상승 억제 효과 확인'(2002년), '체중감량 효과 입증'(2003년) 등 기능성을 규명하고, 2004년 국립종자관리소에 '고아미 2호'로 품종 등록했다.
그는 교내 인도유학생을 대상으로 수차례 고아미 2호 시식회를 열고 반응을 확인한 결과 향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미감도 괜찮다는 결과를 얻자, 인도 당뇨환자에 대한 지원 계획을 수립했다. 인도는 세계 2위 당뇨환자 보유국이다.
인도 정부에 대한 무상기증을 2024년까지 늦춘 것은 고아미 2호의 지식재산권(품종보호)의 보호 기간이 만료되는 2024년 이후에 외국에 합법적인 무상기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종자 국외 반출에 관한 유권해석도 마쳤다.
이 교수는 "당뇨병은 물론 비만·과체중 많은 인도인이 이 쌀을 섭취하면 혈당과 체중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이런 방안을 세우게 됐다"며 "국내 연구진이 개량한 벼 품종을 외국에 보급하면 쌀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농업에 새로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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