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이행되면 한반도 및 동북아에 새 질서 출현"
도쿄서 '한반도 포럼' 개최…"日 지지 있어야 새 질서 안정적"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향후 한일관계를 주제로 한 '2018 한반도 국제포럼'이 31일 도쿄 게이오(慶應)대 미타캠퍼스에서 열렸다.
통일부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대학원대학교, 게이오대 동아시아연구소 현대한국연구센터가 개최한 이날 포럼에는 한일 양국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포럼은 남북관계 변화와 한일관계, 북미관계 변화와 한일관계 2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제1세션에서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배포한 발표자료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문서인 '판문점 선언'이 이행되면 한반도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에 새로운 질서가 출현한다"며 "기본적으로는 바람직한 움직임이지만 질서 이행기가 수반하는 불안정과 불투명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니시노 교수는 "한반도에서 질서 변경의 당사자는 2+2(남북한+미중)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의 지지와 협력 없이 새로운 질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것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 한일 양국이 더욱 긴밀하게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일 혹은 한미일의 안보협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전제로 한 것인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가 된다면 앞으로 한일간 안보협력 방향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민주주의와 인권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한일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만이 아니라 중장기적 차원에서 남북통일을 시야에 넣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포괄적 논의를 심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나아가 그런 인식을 양국 국민에게 확산시키고 공유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북미관계 변화와 한일관계를 세부 주제로 한 제2세션에서 도구치 히데시(德地秀士) 정책연구대학원대학 시니어 펠로우는 "북한 핵문제는 단지 북미 관계의 틀 속에서 이해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재의 북한문제는 지금까지보다 더 글로벌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구치 시니어 펠로우는 "미국의 동향이 이 지역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미국 동맹국인 한일이 안보협력을 추진하고,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강고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북한 문제와 지역 안정에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전쟁방지 및 핵비확산 목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무장 해제를 도모하려는 미국의 선택"이라며 "북한 또한 번영을 위한 양보 전략을 매개로 핵무장 해제와 안전 담보를 교환하려는 선택에 나섰다"고 거론했다.
김 교수는 "미북 화해는 한일 분단으로 귀결될 개연성이 높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대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구조적 조건이 충족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志) 교도통신 객원논설위원, 박정진 쓰다주쿠(津田塾)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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