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 낙동강 전선 부산 북구청장…새바람 vs 3선 수성

입력 2018-06-01 06:47
[격전지를 가다] 낙동강 전선 부산 북구청장…새바람 vs 3선 수성

민주당 정명희, 한국당 황재관, 평화당 신오동 후보 경쟁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북구청장 선거는 일명 '낙동강 전선'에 있는 기초단체장 선거 중 경합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판세는 2강 1약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 바람에 올라탄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후보가 무섭게 진격하는 가운데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며 3선 구청장 기록 달성에 나선 황재관 자유한국당 후보의 수성전이 관심을 끈다.

두 후보 사이에서 신오동 민주평화당 후보는 존재감과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틈새 작전을 펼친다.

북구는 인구 30만명에 유권자 수 25만8천 명으로 십수 년 사이 부산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기초단체로 성장한 곳이다.

화명신도시가 만들어지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며 젊은 층이 대거 유입돼 '낙동강 전선' 중 하나인 강서구와 함께 정치 지형이 급변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정명희 후보의 강점은 소속 정당과 정 후보의 역량, 그동안 단련된 '맷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약사 출신인 정 후보는 제7대 부산시의회 47명의 시의원 중 유일한 민주당 소속(비례대표)이었다.

'46대 1'의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부산의 큰 이슈였던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보호 조례 제정을 주도하고 해수담수화 문제 지적, 저소득층 아이들 생리대 지원 조례 제정 등 잇따른 활동으로 '똑순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부산시 원아시아 페스티벌 예산 문제를 지적하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언론을 타며 많은 사람에게 각인돼 있다.

만 51세로 젊은 데다가 여성인 점도 새바람을 원하는 지역의 젊은층에 어필하는 요소다.

반면 약한 지역적 기반이 걸림돌로 꼽힌다.

북구로 전입한 기간이 짧아 상대 후보들로부터 지역의 일꾼을 뽑는데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공연히 공세를 받고 있고 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상황에서 지명도를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당 황재관 후보는 '높은 인지도'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손상용 전 시의원과 조성호 전 부산시 자치행정국장을 꺾은 상승세를 선거에서 그대로 이어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8년간 북구 구정을 이끈 현역 프리미엄은 상대 후보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동행 취재해보면 황 후보의 이름을 알고 있는 주민들 수가 많다는 사실은 금방 체감할 수 있다.

황 후보는 재임 기간 솔로몬 로파크, 지식산업센터 유치, 학생문화예술관 건설, 무장애숲길 조성 등 지역 맞춤 사업을 해왔다며 '지역 전문가'를 자처한다.

그동안의 행정 경험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직원들에게 받는 평가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서부산권 기초단체가 서부산청사, 서부산 의료원, 서부산 컨벤션센터 등 대형 서부산권 사업 유치를 위해 경쟁할 때 북구가 경쟁에 밀려 신규 사업을 하나도 따지 못한 점 등은 실책으로 평가받는다.



평화당 신오동 후보는 두 후보의 틈새를 비집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치 경험은 없지만 34년간의 북구 거주 경험과 전자제품 수리공, 보험 설계사 두 직업으로 살아온 '평범한 이웃'임을 강조하며 이름 알리기에 나선다.

지역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한 경력이 길고 선거사무원 10여 명을 장애인들로만 채울 정도로 약자들을 대변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다만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으로 4차례 처벌받은 전력은 비호감적 요소다.

지역 민심을 훑어보면 세대 간 지지 후보 차이가 뚜렷해 보인다.

64세인 구포시장의 한 상인은 "지역을 모르는 젊은 여성보다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역인 황 후보가 무난하게 일을 잘해왔고 더욱이 문 대통령의 북한 퍼주기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면 덕천동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41살 여성 최모 씨는 "이제 북구가 바뀌려면 새사람이 필요하다"면서 "문 대통령이 여러 정책을 실행하는 데 힘을 받으려면 국회의원부터 구의원까지 모두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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