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위험물 스티커 트레일러 기사 안 떼도 된다
부산항만공사 "내일부터 선사가 제거하는 제도 시행"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만공사는 6월 1일부터 부산항의 모든 터미널에서 컨테이너에 붙은 위험물 스티커 제거를 트레일러 기사에게 떠넘기는 것을 금지한다고 3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위험물을 화주에게 갖다 준 뒤 빈 컨테이너 외부에 붙은 스티커들을 떼는 일을 트레일러 기사가 떠맡아왔다.
선사들이 스티커를 제거해야만 반납을 받아주기 때문이다.
기사들은 아무런 안전 장구도 없이 칼과 가스 토치로 스티커를 떼다가 추락하거나 칼날에 베여 중상을 입고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선사는 수입화주가 스티커를 제거하고 반납해야 한다며, 화주들은 컨테이너 청소비를 지급하므로 선사 책임이라고 서로 미루는 바람에 기사들만 고통을 당해 왔다.
항만공사는 선사와 화주 모두 트레일러 기사가 스티커를 제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인정하는 만큼 더는 기사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무조건 반납을 받아준 뒤 선사 측이 제거하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스티커 제거 비용은 선사가 화주와 협의해서 처리하도록 했다.
터미널 내 수리 세척장에서 기사들에게 컨테이너 문을 열도록 강요하는 행위도 6월 1일부터 금지한다.
하지만 일부 선사가 이런 조치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시행 과정에서 트레일러 기사들과 마찰이 우려된다.
항만공사는 이 같은 부당한 행위 개선을 거부하는 선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삭감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주요 선사들이 스티커 제거문제를 개선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며 "여전히 기사에게 미루거나 고의로 제거작업을 지연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기사들의 신고를 받아 해당 선사가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기사들도 시간 아낀다고 직접 스티커를 떼지 말고 선사 측이 떼도록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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