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자들, 3자 종전선언 가능성에 "평화협정엔 중국 포함돼야"
"중국은 정전협정 당사국…한반도 문제서 빼놓을 수 없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내달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해 남북미 정상회담을 하거나 3자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중국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최종 단계인 평화협정에는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중국은 최근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이은 재개와 남북 정상회담으로 입지가 좁아 들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걱정하는 가운데 이러한 가능성이 나오자 바짝 긴장하며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진창이(金强一) 연변대 교수는 3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주요 정세가 남북미를 중심으로 돌고 있으니 종전 협의에는 중국이 참가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다만 평화협정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면서 "종전이라면 전쟁을 종결한다는 선언으로 실질적으로 중국은 한반도에서 이미 전쟁을 종결해 중국과 한국, 중국과 미국은 현재 전쟁 상태가 아니므로 종전선언에서 중국이 빠진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종전선언에 중국이 가담한다고 해도 시간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면서 "대신 평화협정에서 중국이 빠져서는 안 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 정전협정 당사국이므로 중국이 빠지면 한반도 문제를 제대로 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차이나 패싱을 근심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은 중국을 빼고는 진행할 수 없으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은 비핵화 협상부터 끼어들고 싶어 했기 때문에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한다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 발송에 앞서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배후에 시진핑 주석이 있다'고 제기하면서 중국의 비핵화 협상 개입을 막아버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불거진 차이나 패싱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및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한다는 점을 되풀이하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최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남북미 3자 종전선언으로 가는 구도가 짜였다는 것을 중국도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그러나 중국이 다음 단계인 구체적인 비핵화 검증 과정과 평화협정 협상에는 반드시 자신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을 염두에 두고 현지에 직원을 파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시기에 싱가포르를 방문,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하거나 3자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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