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방탄국회' 원인 제공 불체포특권 외국 사례는?

입력 2018-05-31 17:30
수정 2018-06-01 09:31
[팩트체크] '방탄국회' 원인 제공 불체포특권 외국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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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데 이어 한국당의 6월 임시국회 소집을 놓고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이 체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논란이 일면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오·남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불체포특권이 회기 중 효력을 발한다는 점을 이용해 의원의 체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하거나 회기를 계속 연장하는 사례는 정당을 가릴 것 없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이 때문에 '방탄국회'라는용어까지 생겨났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어도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그 벽을 넘는 경우는 드물었다. 1948년 제헌 국회 이후 제출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제헌∼6대 국회의 구속동의안 등 포함) 총 61건 가운데 가결된 것은 13건(21%)에 불과했다.

불체포특권은 의원을 부당하게 체포해 의회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본래의 취지와 달리 비리 의원 개인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되면서 이를 제한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어 왔다.

외국 사례를 봐도 불체포특권을 제한하는 추세다.

미국 연방헌법 제1조 6항은 상·하원 의원에게 반역죄, 중죄, 치안 방해죄를 제외하고는 불체포특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반역죄, 중죄 및 치안 방해죄를 제외한다는 구절은 '모든 형사범죄에는 불체포특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여러 행위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현재 불체포특권은 형사 절차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프랑스는 국회의 동의 없이 의원 체포는 물론 형사적 소추 절차까지도 금지하는 불체포특권 규정을 두고 있었지만, 1995년 불체포특권을 축소하는 취지로 헌법을 개정했다. 개정된 헌법에 따르면 회기 중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총 22명으로 구성되는 의회 의장단의 동의를 거치면 의원을 체포할 수 있다.

일본의 의원 불체포특권 규정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국회 밖에서의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 회기 중 의원을 체포하려면 중의원이나 참의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회기 전에 체포된 의원은 참의원 또는 중의원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체포를 막기 위해 방탄국회를 열거나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네덜란드나 노르웨이처럼 불체포특권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아일랜드 등지에서는 불체포특권을 인정하면서도 국회출석 중이거나 출퇴근 시의 체포금지로 좁게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의원들 사이에서도 불체포특권 남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무기명투표로 진행되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기명투표로 바꾸고, 국회가 체포동의서를 받은 때로부터 7일 이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가결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법률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16년에는 본회의 보고 뒤 72시간 내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건이 자동폐기되도록 한 국회법 조항을 개정해 72시간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 이후 최초 열리는 본회의에 안건이 자동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도록 한 바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불체포특권이 적용되는 대상과 범위를 국회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국회의원의 체포가 의정활동 방해 목적인지 아닌지 등을 심사하는 시민 참여 기구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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