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감리위 밤늦게 진통…결론 도출 '안간힘'(종합2보)
합의 어려우면 다수·소수 의견 함께 올려…최종 제재까진 시간 걸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김아람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가 31일 세 번째 회의를 열었지만 밤늦게까지 결론 도출에 진통을 겪었다.
금융위원회는 가급적 이번 회의로 감리위 일정을 마치고 6월 7일 증권선물위원회에 이 사안을 안건으로 상정, 의결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감리위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학수 위원장을 비롯한 감리위원 8명이 출석해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에 대해 집중토론을 벌였다.
앞서 17일과 25일 두 차례 임시회의에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측의 의견을 들은 만큼 이번에는 별도의 의견 청취 없이 감리위원 간 토론만 진행했다.
감리위는 애초 이날 저녁 결말을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감리위원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심야까지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감리위가 종료되는 대로 이날 저녁 회의 진행 결과와 향후 일정 등을 공지하려던 금융위의 계획도 변경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애초 예상보다 회의가 길어져 향후 일정 등을 내일 오전 공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감리위 1차회의는 그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진행되기도 했다.
감리위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간 충돌이 지속될 경우 억지로 합의를 이끌기보다는 증선위에 이런 상황을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했고 이로 인해 회사가 흑자로 돌아섰는데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고의적인 회계부정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미국 바이오젠사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회계변경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외부전문가와 상의해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이지 분식회계는 없었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 감리위에서 결말이 나면 다음 절차는 6월 7일로 예정된 증선위다.
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감리위는 회계부정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정리한 뒤 증선위에 조언하는 자문기구다. 증선위가 제재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증선위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감리위원장인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증선위는 감리위 2차 임시회의에서 적용된 대심제(對審制) 형태로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 당일 증선위원들이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지만 대심제 형태로 열리면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본선' 2라운드 격돌이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심제는 원래 증선위에서 하는 형식으로 이번에는 감리위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선위도 한 차례 논의로 결말을 내기보단 재차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사상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로 기록된 대우조선해양[042660] 사건의 경우 감리위를 세 차례 거친 뒤 증선위도 세 차례 열고서야 의결이 이뤄졌다.
과징금까지 고려할 경우 증선위 의결 후 금융위 의결 절차도 거칠 수 있다. 과징금은 부과액이 5억원이 넘으면 금융위 의결을 거치게 돼 있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을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해임권고,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60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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