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 안 하고 퇴직금 못 받고'…KT 협력업체 부당노동 호소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KT 전북본부 협력업체 직원들이 퇴직금과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는 등 부당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전주시 비정규직 노동자지원센터는 30일 'KT 협력업체 노동환경 긴급 실태조사 보고회'를 열고 협력업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최근 한 달 동안 KT와 계약을 맺고 통신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지역 13개 협력업체 노동자 130명 중 78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들은 근로기준법상 의무 사항인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를 묻는 말에 36명(46.2%)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계약서를 받은 노동자는 10명에 불과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37명(47.4%)으로 절반을 밑돌았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자는 각각 29명(37.2%), 30명(38.5%)에 그쳤다.
일 년 이상 근무하고 다른 협력업체로 이직한 노동자 중 퇴직금을 수령한 직원도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다수는 임금채권소멸시효인 3년 동안 고용노동부 신고 등을 하지 않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근무 사기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본인의 직업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6명(20.5%)만 '그렇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아니다'와 '모르겠다'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좋은 직업이 아닌 이유로는 응답자 29명(37.2%)이 '낮은 임금'을 꼽았고 18명(23%)은 '노동환경 열악'을 지목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전봇대 가설과 맨홀 작업 등 고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KT 협력업체 직원들이 부당노동에 시달리지 않도록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충연 KT 협력업체 상용직 지부 전북지회 사무장은 "조사를 통해 KT 협력업체 노동자 대부분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노동자 고용안정과 부당노동 근절을 위해 원청인 KT의 직접 고용과 고용노동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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