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금전외교'에 맞대응…아이티에 선물 보따리

입력 2018-05-30 16:03
대만, 중국 '금전외교'에 맞대응…아이티에 선물 보따리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의 물밑 외교에 대만 수교국들의 단교 선언이 잇따르자 대만 정부가 아이티에 1천600억원 규모의 차관을 지원키로 하는 등 남아있는 수교국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0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를 방문한 모이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차이 총통은 모이즈 대통령과 회담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다각적인 협력방안과 함께 아이티의 경제 및 인프라 개발 지원계획을 공개했다.

모이즈 대통령도 대만 투자자 유치계획을 2개월 안에 수립할 계획이라고 화답하는 등 대만의 지원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차이 총통과 모이즈 대통령은 서로에게 최고등급의 훈장을 수여하며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차이 총통의 환대와 지원 약속에 모이즈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회의에 대한 대만의 참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보는 또 아이티 현지매체를 인용, 모이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아이티 경제재정부 장관이 대만을 찾았다면서 아이티에 1억5천만 달러(약 1천620억원)의 차관이 지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차관은 아이티의 전력시설 구축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는 도미니카 공화국과 부르키나 파소의 단교 선언으로 18개국으로 줄어든 대만의 수교국 가운데 비교적 국가 규모가 큰 편으로 최근 대만과의 단교 임박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아이티와 중국은 서로 상대국에 사무처를 설립하면서 조만간 수교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차이 대만 총통은 앞서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 파소가 중국의 물밑 외교로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하자 "중국과 '금전외교' 경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대륙위원회도 당시 "중국이 금전을 동원해 대만 수교국을 악의적으로 강탈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대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양안간의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금전외교를 한다는 대만 당국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모략"이라며 "부르키나 파소가 중국과 외교관계를 복원한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화 대변인은 "세계에 중국은 하나만 있으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모든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이자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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