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풍' 중국…"아파트 추첨 전 보증금 8억원 내라"
中 선전 고급 아파트 분양에 적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는 중국에서 아파트 분양 추첨 전 8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기업인 선전차이나머천트는 중국 광둥(廣東) 성 선전(深천<土+川>) 시에 '솽시 가든 Ⅲ'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분양권 추첨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보증금 500만 위안(약 8억3천만 원)을 낼 것을 요구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은 IT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곳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과 더불어 중국에서 부동산 열풍이 가장 뜨거운 곳으로 꼽힌다.
이번 분양에 나온 아파트는 모두 167가구로, 총 881명의 고객이 이날 분양권 추첨에 응했다.
분양권 추첨에 응하려면 고객들은 무조건 보증금을 내야 한다. 당첨되지 않으면 보증금은 반환된다. 이들 고객이 낸 보증금 총액은 무려 44억 위안(약 7천400억 원)에 달했다.
이번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면적이 최소 204㎡, 최대 425㎡이며, 가격은 1천673만 위안에서 6천559만 위안까지 이른다.
㎡당 가격은 12만 위안으로, 평(3.3㎡)당 가격으로 따지면 약 6천700만 원에 달하는 고급 아파트이다.
그렇지만, 이 아파트는 기존에 분양된 '솽시 가든 Ⅰ, Ⅱ' 아파트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어서 분양권 당첨에 성공한 고객들은 기쁨에 넘칠 것이라고 현지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솽시 가든 Ⅰ, Ⅱ'의 가격은 ㎡당 14만∼15만 위안에 이른다.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무려 7천800만∼8천300만 원에 달한다.
최근 약세를 보이긴 하지만, 선전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당 5만4천 위안에 이른다. 이는 평당 3천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는 중국에서는 실제 구매력을 갖춘 고객만을 받기 위해 거액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홍콩에서는 최근 도심에 고급 아파트를 짓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단지 모델하우스를 보러 오는 고객에게 700만 홍콩달러(약 10억 원)에 가까운 보증금을 요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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