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 "방탄소년단, 한국사회 금기 깨며 성공"(종합)
WP "방탄소년단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
CNN·NYT·아사히도 상세히 보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이 방탄소년단의 성공 뒤에는 관습을 깨려는 노력과 세간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롤링스톤은 3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K팝의 금기를 깼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에서 팝스타와 정치는 좀처럼 섞이지 않는다. 가끔 에픽하이 같은 힙합 가수들이 첨예한 주제를 다루지만, 대다수 아이돌 그룹은 앨범의 성공을 위해 정치와 무관한 길을 걷는다"고 운을 뗐다.
롤링스톤은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이런 관습에 저항했다. 데뷔 때부터 성소수자(LGBTQ)의 권리, 정신건강 문제, 성공에 대한 압박 등 한국사회의 모든 금기를 노래했다"며 "한국 정부가 민감한 주제는 감시한 전례가 있음을 고려할 때 패기 넘치는 모습"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범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비판적인 노래를 만들며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덕분에 천편일률적인 'K팝 기계'를 비판하던 평론가들과 팬들에게도 신선한 인상을 준다"고 분석했다.
또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미국 힙합듀오 맥클모어&라이언 루이스의 동성애를 주제로 한 노래 '세임 러브'와 커밍아웃한 가수 트로이 시반의 노래 '딸기와 담배'를 트위터에 언급한 사실을 소개하며 "이는 팬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권리는 참담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롤링스톤은 방탄소년단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1억 원을 기부한 일, 생일을 맞은 멤버 슈가가 보육원에 한우를 기부한 일, 유니세프와 손잡고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을 시작한 일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들은 자신들의 명성이 (선한)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외신도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200' 1위 소식을 굵직하게 전하면서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은 수많은 '최초'를 경험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2017'(AMA)에서 K팝 그룹 최초로 공연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 2018'(BBMA)에서 K팝 그룹 중 처음으로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또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오른 과정과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트위터로 축전을 보낸 사실도 자세히 설명했다.
WP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아미'(팬클럽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아미의 열정은 저스틴 비버의 팬클럽 '빌리버스',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클럽 '스위프티스'와 맞먹는다"고 평가했다.
<YNAPHOTO path='PYH2018052815190001300_P2.jpg' id='PYH20180528151900013' title='방탄소년단,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차트 1위' caption='(서울=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빌보드가 미리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외국어 앨범이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는 12년 만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photo@yna.co.kr' />
미국 CNN 방송은 28일(현지시간) 빌보드 K팝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과의 대담을 통해 K팝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벤저민은 "이번 사건은 세계 음악 시장에 있어서 대단한 일이다. 미국이 꼭 영어로 된 음악이 아니어도 좋은 음악에 눈과 귀를 열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에는 언어를 넘어서는 메시지가 담겼다. 정치·사회적 이슈는 대중에게 친근한 아이템이 아님에도 이를 근사하게 전달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래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굳이 몰라도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K팝은 그동안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다'는 식의 비판을 받았지만, 방탄소년단은 직접 노래를 만들면서 K팝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K팝이 미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대중화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중남미에서 거대한 규모로 K팝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K팝에 돈을 쓰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답했다.
대담 말미에 벤저민이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어보라"고 권하자 앵커들은 "물론이죠. 이미 들어봤다"고 호응했다.
이밖에 미국 UPI 통신사, 미국 뉴욕타임스, 일본 아사히신문이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성적을 보도했다.
아사히는 또 "일본인의 '빌보드 200' 최고 성적은 1963년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 앤드 아더 재패니즈 히트'(Sukiyaki and Other Japanese Hits)가 14위를 차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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