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크립토 애셋·화폐혁명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재테크의 가장 큰 화두는 암호화폐(가상화폐)였다.
가장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3천만 원에 육박할 정도에 이르자 너도나도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등 이상열기가 불어닥쳤다.
결국 정부가 과열 방지책을 꺼내 들었지만 수십억, 수백억 원대 부자가 속출한다는 소문에 열기가 가라앉기는커녕 초등학생마저 용돈을 모아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는 등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그러자 정부는 본격적인 규제책을 내놓았고,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동시 다발적 규제로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최고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고, 언젠가 금융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이런 관점에서 암호화폐의 가능성에 주목한 신간 두 권이 나왔다.
▲ 크립토 애셋 = 크리스 버니스크·잭 타터 지음, 고영훈 옮김
크리스 버니스크는 ARK투자매니지먼트에서 차세대 인터넷 전략 부문을 세운 뒤 펀드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이끈 금융투자 전문가 출신으로 크립토 애셋 벤처캐피털 플레이스홀더벤처스를 공동 설립했다.
공저자 잭 타터는 금융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엔젤 투자자이자 크립토 애셋 스타트업 재무상담사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이 함께 쓴 '크립토 애셋, 암호자산 시대가 온다'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의 투자서적 분야 1위에 올랐고, 포천·포브스·CNBC 등 유력 경제매체에서 '암호화폐 분야 필독서'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먼저 비트코인이 출현하게 된 2008년 금융위기의 근본 문제를 다시 짚어보고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요소인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과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이 가져올 금융혁명의 미래를 예측한다.
이어 네덜란드 튤립 투기 광풍부터 인터넷 폰지(피라미드) 사기, 닷컴 버블에 이르기까지 투자의 역사에서 중요한 교훈을 남긴 사건의 맥락을 파악하면서 월가의 분석방법을 적용해 암호자산의 가치를 분석한다.
저자들은 역사상 이토록 빨리 성장한 자산은 없었으며, 폭등과 폭락, 사기와 규제 등은 모두 암호화폐가 금융시장의 주류로 들어서기 전에 겪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지금의 '대혼란'이 커다란 기회이며, 혁신적인 투자자에게 암호자산은 닷컴 버블 이후 최대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비즈페이퍼. 532쪽. 1만8천원.
▲화폐혁명 = 홍익희·홍기대 지음
저자 홍익희 교수는 1978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입사해 2010년 정년퇴직 후 세종대학에서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공저자이자 홍 교수의 아들 홍기대 씨는 온라인 기부서비스 '위제너레이션', 자선패션브랜드 '오드리씨' 등을 창업해 대표를 역임했다.
이들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의 탄생은 지금까지 화폐권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초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급락한 것은 암호화폐가 기존의 화폐권력, 즉 달러에 도전했기 때문에 길들이기 위해 가격 하락을 조장했다는 것.
이들은 화폐의 역사를 고찰하면서 수천 년 간 화폐는 힘과 정보를 가진 자가 휘두르는 도구로 쓰였으나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암호화폐는 기존 화폐가 본질적으로 품고 있던 '신용' 문제를 말끔히 해결한 새로운 개념의 화폐로 세계 경제와 화폐의 역사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화폐혁명을 불러오리라 전망한다.
아울러 암호화폐와 기존 금융세력 간의 전쟁은 불가피하며, 전쟁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를 갖출 것을 충고한다.
앳워크. 440쪽. 2만2천원.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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