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이전상장 없었다면 코스닥 지수 1,000 넘었을 것"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코스피 시장으로 이미 둥지를 옮긴 셀트리온[068270], 카카오[035720], NAVER[035420] 등 우량주가 만약 이전 상장하지 않고 코스닥에 남아있었다면 코스닥 지수는 현재 1,000을 훌쩍 넘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코스닥 상장기업 이전상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스닥 우량주의 이전상장이 없었을 경우 코스닥 지수가 올해 4월 말 현재 1,161에 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1996년 코스닥시장 출범 이후 코스피로 이전한 93개 상장사 가운데 2년 이상 코스닥시장에 머물렀던 48개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 현 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가정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김 위원은 "이전상장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머물렀을 때 동일한 주가 상승세를 보였을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코스닥 지수의 부진은 대형 우량주의 이전상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 상장한 기업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주가 상승률이 코스닥 지수나 코스피의 평균 상승률보다 높았다. 이전상장 전후 2년간(총 4년) 분석 대상 기업의 주가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보다는 평균 111%, 코스피보다는 52% 초과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전 상장기업은 모두 코스닥 시총 상위 20% 내에 있었으며, 분석 대상 가운데 21개는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등 업종 대표성을 갖춘 기업이 다수였다고 김 위원은 분석했다.
김 위원은 이런 우량주들이 코스피 이전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에 대한 주목성과 평판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즉, 코스닥시장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을 때 더 주목을 받고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이전상장을 결정했다는 뜻이다.
그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규제 수준과 거래 방식에 큰 차이는 없다"며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투기적 시장'이라는 부정적 평판이 이전상장을 부추기는 요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장 요건이 꾸준히 완화됐는데, 이는 신생·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부분적으로 코스닥시장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우량 상장기업의 이전상장 유인을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