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이르면 6월25일 본격 수사착수 전망

입력 2018-05-29 17:22
'드루킹 특검' 이르면 6월25일 본격 수사착수 전망

늦어지면 7월 수사 본격화 예상…변협, 내달 4일 후보 4명 추천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정권 초반 '권력 실세' 수사 부담감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드루킹 특검법' 공포안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역대 열세 번째 특검팀의 수사일정이 대략 윤곽을 잡았다.

특검팀은 일러야 6·13 지방선거가 끝난 다음 달 25일 본격 수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늦으면 7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

◇ 6월 마지막주 수사 시작할 듯

'드루킹 특검법'(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은 특별검사 추천·임명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장 14일로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일로부터 3일 이내에 국회의장이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하고, 대통령이 3일 이내에 야3당 교섭단체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한 다음, 교섭단체들은 5일 이내에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4명을 추천받는다. 교섭단체가 이들 중 2명을 추리면 대통령이 3일 이내에 1명을 임명하는 구조다. 단계별로 규정된 기간을 모두 쓰면 14일, 각각 하루씩만 쓸 경우 4일 만에 특검이 임명될 수 있다. 이르면 다음달 2일 특검이 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1차 추천권을 가진 대한변협은 내부 일정 탓에 다음달 4일 이후에야 추천위원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이 곧바로 후보군을 정할 경우 이르면 다음달 5일 특검이 임명될 수 있다.

특검법은 수사팀 구성과 조사공간 확보, 기록 검토 등을 위해 최장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수사를 개시하도록 했다. 역대 특검팀이 대부분 준비기간을 거의 남김없이 쓴 관례를 보면 일러야 다음달 25일 본격적인 수사가 가능하다. 특검 인선 단계별로 주어진 시간을 다 쓸 경우 7월 초에나 수사가 시작된다. 특검팀은 60일간 수사하고 필요하면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 연장할 수 있다.

이런 계산 역시 현재 해외출장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 법안을 결재하고, 이날 임기가 종료되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자정 이전에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해 인선 절차를 시작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하다. 이 같은 일정 탓에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와 연루설이 강하게 제기된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달 지방선거 이전에 소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특검 후보 30여명 거론…대부분 난색

파견검사 13명을 포함해 최대 80여 명에 달할 수사팀을 이끌 특별검사를 구하기도 어렵다. 대한변협이 전국 지방변호사회에서 추천받은 특검 후보는 30∼40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변협은 11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 4명을 뽑게 된다.

특검 후보로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의 이름이 유력하게 오르내린다. 민유태(62·사법연수원 14기) 전 전주지검장을 비롯해 임정혁(62·16기) 전 법무연수원장, 최재경(56·17기) 전 대검 중수부장, 김경수(58·17기) 전 대구고검장, 강찬우(55·18기) 전 수원지검장, 변찬우(57·18기) 전 대검 강력부장 등이 거론된다. 박민표(55·18기) 전 대검 강력부장도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특검법에 따라 퇴직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특검으로 임명될 수 없다.

그러나 이들 유력 후보 대부분이 고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경제적 요인이 크다. 특검은 고검장급 대우를 받으며 정부에서 월급을 받지만 막 검찰을 나간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에는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수사가 끝난 이후 공소제기까지 맡아야 해 길게는 2년까지 변호사 생활을 접어야 한다.

사건 자체가 정치적으로 민감해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데다 이미 증거인멸이 상당 부분 이뤄졌을 것으로 우려되는 점, 정권이 출범한 지 갓 1년이 지난 탓에 적극적 제보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특검 후보를 구하기 어려운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은 '국정농단 특검'의 혁혁한 성과와 자연스레 비교될 거라는 점도 심리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후보로 언급된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맡고 있는 사건을 정리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사건 정리가 용이한) 대형 로펌 소속이거나 사건을 평소 많이 수임하지 않는 검사 출신이 맡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사정 탓에 검찰을 떠난 지 3∼4년 이상 된 인사나 이석연(64·17기) 전 법제처장 등 판사·변호사 출신의 이름도 나온다.

◇ 청와대·검찰·경찰도 수사받나

특검은 수사팀이 구성되고 사무실을 마련하는 대로 검찰·경찰에서 기록을 넘겨받아 수사계획을 짜게 된다. 현재까지 사건 진행 양상으로는 드루킹 일당의 지난해 대선 전후 포털 여론조작 의혹, 김 전 의원의 사건 연루 의혹 등 크게 두 갈래로 수사팀을 나눌 공산이 크다.

의혹의 핵심인 김 전 의원 소환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이 드루킹으로부터 간담회 참석 사례비 2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수사가 청와대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야권이 요구하는 검경의 수사축소 의혹이 추가될 수 있다. 특검법은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대상에 포함해 검경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놨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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