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트럼프도 만날까…'김정은 친서' 전달 주목(종합)

입력 2018-05-29 20:55
수정 2018-05-29 20:57
김영철, 트럼프도 만날까…'김정은 친서' 전달 주목(종합)



뉴욕서 폼페이오와 회동 유력…워싱턴 방문시 18년만의 고위급 방문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 회담'한 뒤 트럼프 대통령 예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29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미 동선(動線)과 행보에 전세계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단 김 부장이 방미하는 목적은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데 있다.

특히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을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큰 상황에서 정상의 뜻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실질적 2인자간의 '고위급 담판'은 현시점에서 매우 긴요하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29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30일 오후 1시 뉴욕행 중국 국제항공 항공편을 통해 뉴욕으로 떠나는 김 부장은 미국에 도착하는 대로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채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회담의 장소다. 일단 김 부장이 수도인 워싱턴D.C.로 향하지 않고 뉴욕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뉴욕 회동'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워싱턴 D.C에 있는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으로 와서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또는 중립적인 특정호텔에서 회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엔본부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들이 특별한 면제를 받지 않는 한 미국에서 뉴욕 이외의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이 금지돼있어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장은 정찰총국장으로 있으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과 불법활동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 재무부의 독자제재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김 부장이 입국할 수 있도록 제재 조치를 '면제'해줬다고 WP는 보도했다.

그러나 김 부장 방문이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수도인 워싱턴D.C.에서 회동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집무공간과 접견시설을 갖춘 국무부 청사가 워싱턴 D.C.에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북한 정부의 고위인사가 미국의 수도를 방문하는 것은 2000년 북한 조명록 차수 이후 18년만이다.

이와 맞물려 외교가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김 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것인지이다. 2000년 10월10일 조 차수는 국무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면담한 뒤 백악관으로 가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이번에도 김 부장이 비슷한 '면담 코스'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때는 고위급 협상대표 자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때는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특사로 모자를 바꿔쓸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비핵화 의지 표명과 함께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최측근인 김 부장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김 부장을 만나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회담의 성공을 위해 김 위원장에게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확약하고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나서라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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