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차관-주러 북한 대사 면담…"한반도 정세 논의"(종합)

입력 2018-05-29 21:40
수정 2018-05-29 21:42
러시아 외무차관-주러 북한 대사 면담…"한반도 정세 논의"(종합)



러 외무 "한반도 비핵화 통해 역내 갈등 해결돼야"……크렘린 "러-중 로드맵 작동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외무부 미하일 보그다노프 차관이 28일(현지시간) 김형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외무부는 이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보그다노프 차관과 김 대사의 면담 사실을 전하면서 "양자 관계 및 한반도 정세 현안에 관해 견해를 교환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상세한 면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북 양측은 이날 면담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계획 등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조만간 이루어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 문제 등의 양자 현안을 주로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 및 북미 간 협상에 지지 의사를 표시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동북아 지역 전체의 안보 체제 구축 협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동북아 안보 체제 구축 논의에 6자회담 형식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앞서 러시아 현지 언론은 자국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라브로프 장관이 오는 31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 추진 사실을 확인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은 지난 4월 중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을 띠고 있다.



당시 리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라브로프가 이를 수락한 바 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 간에 숨 가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이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9일 벨라루스를 방문해 연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 "우리는 이 갈등의 고리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한과 역내 모든 국가에 대한 안전 보장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해 제안한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인 '로드맵'(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에 대해 "이 구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작동하고 있으며 (구상의) 많은 조치들이 이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행 중인 남북·북미 간 대화와 협상이 러-중이 제안한 로드맵에 기초하고 있다는 기존 러시아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중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제안한 뒤 이 구상의 이행을 일관되게 촉구해 오고 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북미,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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