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일하는 이주노동자, 폭행·성추행에 시달려…대책 절실"
민주노총, '폭행 피해' 어업이주노동자 구제촉구 회견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선장은 매일 큰소리로 욕을 했고 칼을 들고 위협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다가는 내가 크게 다치거나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노총은 29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베트남 출신 T(22)씨가 제주도 갈치잡이 배에서 일하다 선장에게 당한 폭언, 폭행, 성추행 등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해 6월 고용허가제 어업이주노동자 비자를 받고 한국에 들어와 일을 시작한 T씨는 선장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배에서 선장이 밀치는 바람에 바다로 떨어지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T씨와 같은 선장 밑에서 지난해 9월부터 일한 베트남 출신 S(22)씨 역시 선장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으며, S씨는 이를 경찰에 알렸다는 이유로 T씨와 함께 숙소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배 위의 이주노동자들은 그저 시비와 분풀이 대상이었고 선장에게 수차례 문제를 제기해도 어떤 조치도 없었다"며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언어 소통이 어려워 자기 피해를 호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 인권침해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은 고용허가 취소가 가능하니 일벌백계 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즉각 구제하고 이주노동자 폭행·성폭행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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