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업종 오명 벗는다"…일본 건설현장에 로봇 도입 가속화
기능공 인력부족 해소· 건설업 이미지 개선 겨냥
천장마감·자재 운반·철골용접 로봇, 올 가을 현장 투입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건설현장에 로봇 도입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은 부족한 인력 대체수단이지만 업계는 로봇도입이 장차 3D('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본에서는 3K로 표현) 업종의 대표로 꼽히는 건설현장의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미즈(淸水)건설기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천장 마감작업 로봇을 올 가을부터 현장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발판 위에서 머리로 널빤지를 떠받치며 골조에 갖다대고 공구를 이용해 고정하는 천장 마감작업은 목 등 신체에 주는 부담이 크다.
시미즈가 개발한 상자형 로봇은 센서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끝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입체적으로 파악, 1.8m 길이의 팔 2개를 이용해 널빤지를 정확하게 부착한다.
시미즈는 입력한 데이터에 따라 자재를 자동으로 운반하는 2m 길이의 운반용 로봇과 철골을 용접해 기둥을 만드는 로봇도 개발중이다.
모두 올 가을 오사카(大阪)시에 지을 고층빌딩 건설현장에 시험적으로 도입한 후 2020년 이후 전국 건설현장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마사히로(印藤正裕) 시미즈건설 상무는 아사히(朝日)신문에 "로봇 도입을 통해 3K로 불리는 작업환경을 개선하겠다"면서 "나이 많은 작업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건설업의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세이(大成)건설은 바닥 콘크리트를 흙손으로 고르는 작업을 대신할 로봇을 개발했다.
이 작업은 허리를 상하게 하기 쉬운 작업이다. 다이세이는 오는 6월 이 로봇의 판매와 대여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이와(大和)하우스공업은 불이 나도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소재를 철골에 뿜어 부착하는 '내화피복작업' 로봇을 내년 중 도입하겠다는 목표로 갖고 있다.
일본건설업연합회에 따르면 2000년 451만명이던 건설기능 노동자가 2014년 343만명으로 감소했다.
2025년에는 216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반면 인프라 시설 개·보수공사 등은 증가할 것으로 보여 2025년 필요인력은 3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새로 취업하는 인력을 고려하더라도 35만명 분의 작업은 로봇을 활용해야 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도 로봇 활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올 1월부터 신규 발주 건축공사에 로봇을 도입할 경우 입찰평가기준의 하나인 공사실적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담당자는 "인력확보와 일하는 방식 개혁을 위해 업무 효율화가 시급하다"면서 "로봇 등 첨단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쓰치다 가즈토(土田和人) 다이와하우스 전무는 힘든 작업은 로봇이 대신하고 "사람은 복잡한 작업에 주력해 건설업을 '높은 임금과 긴 휴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3K 업종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