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또 "핵심기술 국산화에 전력"…기술패권 경쟁 강조
미중 무역합의에도 '중국제조 2025' 잠재뇌관…미국서도 반발 기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중 무역갈등의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은 미래 첨단산업에서 기술패권 경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2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중국 최고의 과학자 1천300여명이 모인 중국과학원 및 중국공정원 원사(院士)대회 개막식에서 재차 핵심기술 국산화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혁신에 대한 강한 신념과 결의를 가져야 한다"면서 "관건 핵심기술의 자주화를 실현하고 혁신과 발전의 주동권을 자기 손 안에 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강성하고 부흥하려면 반드시 과학기술 발전을 힘차게 추진해 중국을 세계 과학의 중심이자 혁신의 정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의 융합을 통해 중국의 산업이 세계 경제가치 사슬의 고점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학자들에게는 "앞사람이 간 적 없는 길을 감히 가야 한다", "관건 영역에서 모든 정예역량을 집중시켜 돌파하라", "인재육성에 유리한 훈련, 장려, 경쟁 시스템을 갖춰 천하의 영재를 모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앙서기처 서기, 한정(韓正) 부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해 시 주석의 기술 국산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근 중국은 미국과의 2차례의 무역협상으로 대미흑자 축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조건으로 봉합에 이르렀지만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 지원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타협을 거부한 상태다.
중국은 미래 글로벌 기술 패권을 가늠한 '중국제조 2025' 지원에 대해서는 전혀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미중간 합의로 제재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ZTE(중싱<中興>통신) 역시 미국과 거래선을 다시 잇기 위해 분주한 한편으로 자국내에서 핵심부품 공급처를 탐색하는 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무역합의에서 '중국제조 2025' 부분이 빠진 것은 향후 미중 무역분규의 잠재적 뇌관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미국 내에서도 의회를 중심으로 ZTE 제재 완화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과 미래산업 육성을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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