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총선 야당연합 승리 확정…국정혼란 일단락

입력 2018-05-29 10:22
동티모르 총선 야당연합 승리 확정…국정혼란 일단락

초대 대통령 지낸 사나나 구스마오, 신임 총리로 유력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여소야대에 따른 국정혼란 속에 치러진 동티모르의 총선 결과가 법원에서 확정됐다.

29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동티모르 항소법원은 이달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연합 '진보를 위한 변화 연합'(AMP)이 전체의 49.6%를 득표했다는 개표 결과를 전날 확정했다.

이에 따라 동티모르국가재건회의(CNRT) 등 3개 정당으로 구성된 AMP는 전체 의석 65석 가운데 과반인 34석을 확보하게 됐다.

프랜시스코 '루 올로' 구테레스 동티모르 대통령과 마리 알카티리 총리가 속한 기존 최대 정당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Fretilin·이하 프레틸린)은 34.2%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프레틸린은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총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법원에서 AMP의 승리가 확정된 만큼 조만간 정권을 이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총리로는 CNRT를 이끄는 독립영웅 출신 정치인 사나나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구스마오는 과거에도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에 이어 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현지에선 1년 가까이 이어진 국정혼란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동티모르는 작년 7월 총선에서 23석을 얻은 프레틸린이 기존 최대정당이었던 CNRT(22석)를 누르고 원내 1당으로 올라선 이래 심각한 정치난맥상을 보여왔다.

CNRT는 소수당 2곳과 함께 의회내 과반수(65석 중 35석)를 확보하고 정권이양을 요구했고, 프레틸린이 이를 거부하자 법안 및 정부예산안 처리를 전면 중단했다.

결국, 구테레스 대통령은 올해 초 의회를 해산하고 10개월만에 총선을 다시 치르기로 했다.

프레틸린과 CNRT는 각각 대통령과 총리직을 맡기로 이면합의를 했다가 총선에서 승리한 프레틸린이 원내 1당 지위를 내세워 총리직까지 차지하면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티모르 대통령은 의회 내 각 정파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상징적 지위에 가깝다. 국정의 실질적 권한은 총리가 갖는다.

동티모르는 1975년 포르투갈의 400년 식민통치가 끝난 뒤 인도네시아에 합병됐으나, 끈질긴 독립투쟁 끝에 1999년 독립투표를 거쳐 2002년 공식 독립했다.

하지만 극심한 빈곤과 부정부패에 국가발전의 발목이 잡혀 있다. 또 빠르게 고갈돼 가는 석유자원 외의 산업 발전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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