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위성국 폴란드내 미군기지 건설 가능성에 러시아 '발끈'
크렘린궁 "대응 조치 뒤따를 것"…폴란드 "기지 건설에 2조원 이상 대겠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한때 옛 소련이 주도한 공산권 군사동맹체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이었던 폴란드에 미군 기지가 들어설 가능성을 두고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는 27일 폴란드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폴란드가 자국 내 미군 기지 건설에 20억 달러(약 2조 1천500억 원)를 부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옛 소련권에 대한 공세 때문에 자국 내 상주 미군 기지에 대한 절박한 필요성을 느껴 기지 건설을 위한 인프라 건설 비용을 대는 등 경제적 부담을 지겠다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현재 폴란드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에 대한 미국의 대응 조치인 '애틀란틱 리졸브'(Atlantic Resolve) 프로그램의 하나로 미군 전차 부대 병력 약 3천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 전차 부대는 상주 부대는 아니고 순환 배치되는 부대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옛 소련 위성국이었던 폴란드에 미군 기지가 들어설 가능성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28일 군사 기지 수용 문제는 주권국의 권리이나 실제로 폴란드에 미군 기지가 배치되면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스코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 인프라가 러시아 국경 쪽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가까워 지면, 이는 (유럽) 대륙에서의 안보와 안정에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러시아 측의 대응 행동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도 폴란드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러시아 국방부가 이에 대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때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이었던 폴란드는 소련 붕괴 이후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으며 1999년 나토,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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