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의 전쟁, 질 수 없다"…자치단체마다 폭염 대응 분주

입력 2018-05-29 06:35
"더위와의 전쟁, 질 수 없다"…자치단체마다 폭염 대응 분주

대전·전주 낮 기온 30도 육박, 쪽방촌·노인쉼터 관리 대상

"가축·동물·어패류 폐사도 막아라"…지자체 모니터링 강화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때 이른 더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대전과 전주 기온이 28일 낮 한때 30도까지 육박하는 등 5월 하순 기온이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솟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예년보다 심한 불볕더위와 예측이 어려운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보된다.

이렇다 보니 지방선거가 한창인 자치단체들엔 폭염 대응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자치단체마다 비상 상황을 가정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대비책 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서울시는 여름철 불볕더위를 앞두고 이달 중순부터 5개월 일정의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별도 폭염종합지원 상황실을 꾸려 현장점검·피해복구 등 단계별로 대응한다.

어르신 무더위 쉼터를 9월 28일까지 3천234곳 운영하고, 쪽방촌이 밀집한 종로·중부·용산·영등포 소방서에서만 이뤄지던 폭염 순찰활동을 모든 소방서로 확대한다.

최대 인구가 밀집한 경기도는 9월 30일까지 폭염에 대비, 도와 시ㆍ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먼저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과 취약계층 건강 보호를 위해 노인 복지관과 경로당 등 노인시설 6천107곳, 복지회관 63곳, 금융기관 108곳 등 총 6천917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하고 특별관리 한다.



부산시는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는 그늘막을 도심 횡단보도 주변 100곳에 설치고 재난 도우미 8천230명을 투입, 온열 질환 방지에 나선다.

한해 폭염일수가 2015년 24일에서 2016년 47일, 지난해 49일로 늘어난 경북은 무더위 쉼터를 지난해보다 343곳 늘어난 4천884개소로 확정하고 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시는 도심 온도를 낮추기 위해 오후 시간대 주요 도로에 물을 뿌리고 클린로드 시스템을 연장 가동하며, 관광지와 공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물을 안개비처럼 뿌리는 '쿨링포그' 9개를 추가로 설치한다.

북구 침산공원 등 물놀이장도 11곳 운영하고 금호강 산격대교 상류 잔디광장에 8월 말까지 야영장을 개장한다.

충북소방본부도 119폭염구급대를 운영하면서 현장밀착형 응급구급체계를 유지한다.

온열질환 치료 가능 병원 현황을 공개하고 환자 발생에 대비, 신속한 이송 체계를 갖췄다.

전남도 관계자는 "폭염은 태풍 등 다른 재난과 달리 사전에 조심하면 피해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며 "특히 노인들이 뙤약볕에서 활동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대면 접촉이나 방송 안내를 통해 경각심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만 폭염이 힘겨운게 아니다.

가축과 동물, 어패류 등도 폭염이 두렵다.

전북도는 농축수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폭염대응팀'을 3개반으로 나눠 9월 중순까지 가동한다.

축사 환기시설 개선과 적정밀도 사육 여부를 점검하고 물뿌리기 등 폭염발생 시 대처 교육을 농가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경남 합천군은 올해 지역 한우농가 109곳을 대상으로 대형 선풍기를 지원한다.

또 돼지농가 4곳에는 에어컨과 유사한 기능을 갖춘 '에어쿨 시스템'을 도입해 돼지 사육에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멋진 밤바다로 유명한 경남 통영시도 이른 무더위에 수온이 상승하자 양식어가에 면역증강제를 배포하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일종의 비타민으로 이를 먹은 물고기는 활력이 좋아지고 수온이 높아져도 잘 견뎌 폐사예방 효과가 있다.

또 어민들을 상대로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는 한편 가두리 양식장에 쓸 산소공급기 등 고수온에 대비한 장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양식장이 많은 충남도도 천수만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일대 가두리 양식어장 예찰과 수온변화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천수만은 8월 평균 수온이 지난 10년 동안 2도가량 상승했으며, 같은 시기 전국 평균 기온보다 2∼3도가 높아 해마다 여름철 고수온에 따른 양식어업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올해도 민·관이 협력하고 고수온 대응시스템을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면서 "어업인 스스로 고수온에 강한 대체품종을 입식하고 조기 출하해 사육밀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병길·심규석·손상원·임청 기자)

lc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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