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 버린 LG 채은성, '타점 기계'로 부활

입력 2018-05-28 10:30
조급함 버린 LG 채은성, '타점 기계'로 부활

롯데 이대호에 이어 리그 타점 2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LG 트윈스의 외야수 채은성(28)은 5월 23경기에서 25타점을 쓸어담았다.

이 기간 경기 수보다 많은 타점을 수확한 선수는 채은성밖에 없다.

채은성은 한때 리그 타점 부문 1위에 오르며 'LG의 해결사=박용택'이라는 등식을 뒤엎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LG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국내 타자는 3년 연속 박용택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채은성이라는 새로운 '타점 기계'가 생겼다.

지난 시즌만 해도 득점권에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채은성이었기에 더욱 놀라운 활약이다.

채은성은 28일까지 올 시즌 53경기에서 타율 0.347(202타수 70안타) 9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9를 기록 중이다.

타점 2위, 타율 8위, 최다안타 2위에 OPS는 12위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활약이다.

2014년 1군 데뷔 후 점차 입지를 넓혀간 채은성은 2016년 128경기에서 타율 0.313, 9홈런, 81타점을 올리며 기량을 꽃피웠다.

LG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듬해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채은성은 2017년 114경기에서 타율 0.267, 2홈런, 35타점에 그쳤다.

채은성은 "2016년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졌다. 안 되니까 더 조급해졌고,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돌아봤다.

류중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올 시즌, 외야진 구상에 채은성의 이름은 없었다.

애초 류 감독은 좌익수 김현수, 중견수 안익훈, 우익수 이형종으로 시즌을 치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이형종이 다치는 바람에 채은성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채은성이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영향도 있었다.

채은성은 개막 이후 24경기에서 타율 0.250, OPS 0.666에 그쳤다.

하지만 2017년의 경험을 통해 조급함을 버린 채은성은 자신의 루틴을 고수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밸런스가 맞춰지자 타격감이 살아났다. 채은성은 이후 29경기에서 타율 0.415에 37타점을 수확했다.

현재 LG는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 없이도 중심타선에는 걱정이 없다.

4번 김현수가 변함없는 타격감을 보여주고, 5번 채은성이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결과물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르시아가 지난 1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이후 채은성은 득점권 타율 0.423으로 빼어난 결정력을 선보였다. 김현수도 0.405로 뒤지지 않는다.

채은성이 2016년의 시련을 딛고 만개한 시즌을 맞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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