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지브롤터해협' 스페인 올해도 보트피플에 전전긍긍
이틀새 543명 구조…올해 지중해로 4천400여명 유입
작년 2만1천400여명 도착…올해 사망자 220여명 벌써 작년수준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아프리카에서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 들어오는 이주민이 급증하면서 스페인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 해상구조 당국을 인용, 전날 9개 보트에 탄 이주민 293명이, 이날에는 8개 보트에 탄 이주민 250명이 해상에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사막 이남 등 아프리카 각지에서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으로 들어오던 중 구조됐다.
스페인에서는 매년 아프리카 각지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입되는 이주민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루에 500이 넘는 보트피플이 구조된 적도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어린이 35명과 신생아 1명을 포함한 아프리카 이주민 593명이 소형 보트 15척에 나눠 타고 11㎞ 정도의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스페인으로 가던 중 구조됐다.
국제이주기구(IOM)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으로 유입된 난민은 모두 2만1천468명으로, 중도에 해상에서 사고로 숨진 이들은 224명이었다.
이는 전년인 2016년에 스페인으로 입국한 난민 6천46명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올해는 이달 초까지 난민 4천409명이 스페인에 도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217명은 이주 도중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자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 스페인이 해상에서 유입되는 난민의 구조와 보호 측면에서 "매우 도전적인 한 해"에 직면했다며 해상구조 당국과 관계 부처 등 중앙정부 차원의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NHCR은 그 근거로 올해 들어 지난 5개월간 스페인으로 이주 도중 숨진 난민 희생자가 지난해 이주 과정에서 숨진 전체 난민 희생자 수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들었다.
스페인 UNHCR 마리아 베가 대변인은 "정부의 조치는 그 어느 때보다 조속히 필요하며 우리는 이주민들을 맞이하고 등록하며 신원을 조회하기 위한 적절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에 투입된 모든 기관은 업무에 압도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당국은 10년 넘게 유입 이주민 수를 줄이기 위해 잠재적 이주민들이 고국을 떠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해왔으나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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