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장 "더 큰 대한민국 위해 백의종군"…퇴임 간담회

입력 2018-05-28 10:05
정의장 "더 큰 대한민국 위해 백의종군"…퇴임 간담회

"대통령 탄핵안 처리, 국정공백 없이 새정부 출범 마중물"

"개헌 공론 영역으로", "개헌·분권, 정파 이해 벽 못 넘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차지연 기자 = 퇴임을 하루 앞둔 정세균 국회의장은 28일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가지만, 공동체의 화합과 지속가능한 미래,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진정한 의회주의자, 품격 있는 정치인으로 역사 앞에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20대 전반기 국회의 가장 큰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를 꼽았다.

그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탄핵안을 처리, 헌정의 중단과 국정 공백 없이 새 정부 출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가 들불처럼 일어선 민심을 깊이 헤아린 결과이자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한 계기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또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국회 개헌특위를 설치해 개헌 문제를 공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며 "6월 개헌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축적해온 개헌 논의와 새 헌법에 대한 범국민적 요구와 열망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내일을 여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2년 전 국회의장으로 취임하면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소개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왔다는 사실만큼은 감히 자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의원 불체포특권 남용 막기·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 개선·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금지 등 국회 특권 내려놓기,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 고용, 법안 처리(19대 국회 전반기 대비 13% 이상 증가), 여야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 관례 정착, 의회외교 강화 등을 성과로 꼽았다.

정 의장은 다만 "1년 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개헌과 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정파의 이해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며 임기 내 개헌 문제를 처리하지 못한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아울러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체제에 걸맞은 협치의 모델을 확립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신설된) 국회미래연구원은 국내외 싱크탱크와의 긴밀한 협력과 선의의 경쟁 속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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