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맹활약' 김성현 "자꾸 운이 따른다…독침 세리머니 후회"
"7회말 동엽이의 도루 덕에 부담 없이 타격"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K 와이번스 팬들의 함성 속에 김성현(31·SK 와이번스)이 '독침 세리머니'를 했다.
양손을 둥글게 모아 독침을 부는 듯한 모습의 세리머니였다.
무척 조용한 성격의 김성현은 "네가 너무 흥분했나 보다. 세리머니를 한 건 후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
김성현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공수 맹활약을 펼쳤다. SK는 김성현 덕에 5-1로 이겼다.
수비가 먼저 빛났다.
0-0이던 1회초 1사 2루, 김성현은 한화 송광민의 우전 안타가 될 법한 타구를 날아오르며 잡아냈다.
안타를 확신하고 이미 3루까지 갔던 한화 2루수자 이용규마저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SK 에이스 김광현은 그렇게 첫 위기를 넘겼다.
1-1로 맞선 7회말 '타자 김성현'이 빛났다.
1사 1, 3루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김성현은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의 커브를 지켜봤다.
그는 "던지는 순간부터 볼이었다"고 했다. 느린 커브가 들어오는 틈을 타 1루주자 김동엽이 2루를 훔쳤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김성현은 샘슨의 시속 151㎞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SK가 승리를 확신한 순간이었다.
김성현도 '독침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김성현은 "동엽이가 2루 도루에 성공해 병살 부담이 없어졌고, 한화 내야진이 전진 수비를 해 적시타를 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성현이 커브를 참고, 직구를 잘 받아쳤기에 만들어진 결승타였다.
김성현은 8회말 2사 1, 3루에서도 1타점 쐐기 중전 적시타를 쳤다.
경기 뒤 만난 김성현은 "모든 게 행운"이라고 했다. "1회 수비 때도 운이 따랐고, 7회 결승타를 친 상황도 행운이었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나주환 선배가 가끔 하던 독침 세리머니를 했는데…. 평소 내 성격과 맞지 않는다. 세리머니를 한 걸,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K 팬들과 동료들은 김성현의 세리머니에 환호했다.
김성현은 올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0.484(31타수 15안타)로 강했다. '운'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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