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경찰, KFC서 '시끄럽다' 신고받고 흑인 쫓아내…인종차별 논란

입력 2018-05-25 19:05
獨경찰, KFC서 '시끄럽다' 신고받고 흑인 쫓아내…인종차별 논란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수도 베를린의 KFC 매장에서 영국 국적의 흑인 관광객들이 경찰에 의해 쫓겨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전날 KFC 매장으로부터 영업에 방해되는 손님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직원들은 경찰관들에게 3명의 흑인 여성과 4명의 흑인 남성이 음식을 던지고 직원을 괴롭히면서 매장을 떠나기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관들은 흑인 관광객들에게 "소리를 너무 크게 냈고 음식을 주위에 던졌다"면서 밖으로 내쫓았다.

이 과정에서 흑인 관광객들은 경찰관들을 상대로 항의하면서 휴대전화로 현장 상황을 촬영했다.

이에 경찰관들은 촬영한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으나, 촬영 중인 흑인 여성은 "싫다. 당신은 내 휴대전화에서 영상을 지우라고 말할 수 없다. 이것은 내 휴대전화다"라고 대꾸했다.

이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당일에만 26만 번 조회됐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인종차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에 베를린 경찰 대변인은 일간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에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받을 일이 명백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관들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행위가 불법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KFC 측도 흑인 관광객들이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면서 인종차별에 의한 신고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흑인 관광객들은 일간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주변의 다른 손님들도 이야기하고 웃었다"면서 "우리는 매장에서 유일한 흑인이었고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반박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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